하르빈역 지날땐 안중근의사 생각에 가슴뭉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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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경에 도착한지 1주일이 되는 7월27일, 0시20분발 「무단장」 (모단강) 행 「즈콰이레처」(직쾌열거) 를 타고 동배지방(만쌔) 을 향해 떠났다.모단강은 내 처가의 형제자매 가족과 우리 교포들이 많이 살고있는 고장이다.북경백을 떠날때 약 1만명의 여객 군중들이 광장에서 차를 기다리느라고횰어져 있는 광경은 처음보는풍정이었다.
차가 북경역을 출발하니 열거장이 둘어와 처제내외와 인사켱 우리 이야기를 하고 나갔다.

<특등석 외국인 우선>
우리 내외가 자리 잡은 롼워처 (연와거 즉 특실 침대차)는 간마다 4인용으로 낮에는 아랫좌석메 2인씩 앉고,방에는 각기 2층의 침대로 사용한다. 이 퇀워처는 외국인에게 우선권을 주어 내국인은 차지하기 힘들어 처제부부는 바로 다음의 「잉줘처」 (경좌거 즉보통 객실차) 에 자리를 정했다.
새벽이 되어 은은히 차내 방송에서 흘려나오는 음악소리메장을 깨니 오전6시반.좀 있다가 여자 「푸우웬」 (복무원)이 끓인 차를 가지고 들어와 따라주고는 불편한 것이 없느냐고 묻고 나간다.열차는 곧관내외의 경계지역인「산하이콴」(산해관) 역에 도착했다. 멸리검푸른 산기슭에 「천하제일관」이란 현판을 붙인 고수가 보였고 50여년전 이곳을 자주지나던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우리 침대간 맞은 껸에는 상해로 장사차 다니는 한 중년부인과 남경에 출장갔다오는모단강시 거주의 공무원 왕씨가 앉아서 우리 일행과 담소를 하며 친해겼다.열차는 금주· 신민부를 통과하는데 차창밖은 잡곡이 무성한 일망무제한 대평원이다.오후1시좀 동북 지방의 최대 도시 「썬양」(심양)에 도착했다.이곳은나의 학창시걸에는 「평톈」 (봉천) 이라 불렀다. 많은 여객이오르고 내리는데,여기서 차를갈아타고 남하하면한·중 국경(압록강) 의 안동 (지굼은 단동)에 이른다.
우리일행 4인은 점심을 먹으러 식당차로 갔다.식당차간은 비교적 깨끗하게 정돈돼 있는데 각 테이블에는 아릅다운 꽃병들이 놓여있고…처제부부 말에 의하면 우리 4인의 점심한끼 값이 보통사람 한달 월급에 해당된다고 했다.점심을먹고 손을 씻으러 「씨롄스」(세검실·세수간) 로 갔다. 이 「세검실」이란 한문옆에는 영자로XiLianShi (시랸시∥씨롄스)라고만 표시했으니,이 표기방법은 외국인을 위하기보다는 중국인민의 언어통일을 위한 정부당국의 배려에서 한것이라 생각되었다.
열차는 계속해서 철령·개원·사평술· 공주령·맹가둔역등을 통과하여 오후 7시20분 「창춘」(장춘) 역에 도착했다. 장춘은2차대건 전에는 일본제국주의가 만든 만재국의 수도인「신경」 이다. 백욱산으로 가려면 여기서 차를 바꿔 타고 길림생의 연회지방으로 가야된다.일차는 계속해서 동북으로 대평원 (앞좌석의 왕씨가 말하는 송수평원) 을 달리고 있다. 날은점점 어두워 가는데 차내에서는 애조 띤 중국소녀의 노래소리가 회러나온다.문득 『아!나는 지금 중국의 대륙 당을달리고 있고나…』 하는 이국적분위기를 느꼈다.

<평원 끝없이 펼쳐져>
밤 11시반 유명한 하르빈(합이회)역에 도착했다.이제 동북대륙의 3생인 랴오닝 (수령)·지린 (길림) 의 2성을 지나 헤이룽걍(흑룡강)성의 생도 하르빈역에 도착한 것이다.우리민촉의 영용 안중근의사의 용쾌한 「하르빈 역두의 l발의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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