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서 경관 목찔러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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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삼천포=허상천기자】24일밤 9시40분쯤 경남 삼천포죽림동 삼간포경찰서 남양파츨소(소장 정인직경사·52)에 괴한이 침입, 당직 근무 중이던 장용업 경장(53)을 칼로 목을 찔러 숨지게 한 뒤 장경장이 차고있던 45구경 권총 (총기번호1435629)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러나 장경장이 갖고있던 실탄5발은 탄창과 함께 장경장의 상의 오른쪽안 호주머니에 그대로 있었다.
경찰은 범인이 강도 등 다른 범행을 위해 권총탈취극을 벌였거나 장경장 개인에 대한 원한에 의한 범행이 아닌가보고 진주·남해·고성 등지를 차단, 범인의 탈출을 막고있다.
◇현장=현장을 처음 본 후반근무자 김태직순경(24)에 따르면 파출소에서 5m떨어진 숙직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신음소리가 나 뛰어가 보니 장경장이 피투성이가 된 채 책상에 엎드려 의식을 잃고있어 택시를 잡아 급히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는 것.
숨진 장경장은 너비 3cm정도의 칼로 목 왼쪽을 찔려 동맥이 끊겨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남양파출소에는 파출소장 및 경찰관5명과 의경1명 등 모두 6명이 근무하고있으나 이날 밤에는 숨진 장경장 등 4명이 근무조로 편성돼 김순경은 밤12시부터 후반근무를 위해 숙직실에서 휴식 중이었고 나머지 경찰1명과 의경은 관내 순찰 중이어서 파출소에는 장경장 혼자만이 근무하고 있었다.
◇수사=경찰은 강도 등 다른 범행을 위해 권총을 탈취했거나 장경장 개인에 대한 원한에서 빚어진 사건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의경 등 경찰3백50명을 동원, 삼간포와 진주 등지 외곽으로 통하는 도로를 차단,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삼천포경찰서 경비과소속 김모의경(21)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김의경의 연고지인 경남남해군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경찰이 김의경을 용의자로 보는 것은 지난l월 숨진 장경장과 김의경이 삼천포경찰서 봉남파출소에 함께 근무할 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의경을 15일간 영창에 보내 김의경이 장경장에게 원한을 품어 왔기 때문이라는 것.
경찰은 사건발생 10분쯤 후인 24일 밤9시50분쯤 삼천포에서 진주방향으로 가던 부산교통 경남5아3152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진권씨(42)가 남양파출소 앞에서 20대청년1명을 태워 1km쯤 떨어진 진주∼삼천포간 남양검문소 1백m앞에서 내려줬다고 신고해옴에 따라 이 20대청년이 범인일 것으로 보고 김의경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운전기사 이씨와 대질키로 했다.
김의경은 사고당일 오전 10시. 15일간 정기휴가를 받아 경찰서를 나갔었다.
경찰은 특히 장경장이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평소 장경장을 잘 아는 단독범의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있다.
◇피해자주변=숨진 장경강은 61년8월 경찰에 투신, 삼천포경찰서 관내에서만 27년간 근무해왔으며 평소 인근 주민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고 근무도 충실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학렬씨(49) 와 2남4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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