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는 언행 신중해야" 박 대표, 고이즈미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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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8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를 방문해 고이즈미 총리와 악수 하고 있다. 도쿄=조용철 기자

방일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8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를 만났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를 언급하며 "정치 지도자는 신중한 언행과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1세기의 한.일 양국은 진정한 신뢰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고이즈미 총리의 좌우명이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가 없다)'이라고 들었다. 개인과 국가 관계에서 신의를 지키려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이재춘 국제위원장이 전했다. 박 대표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안부도 전했다. 노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기 하루 전인 5일 박 대표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박 대표 측은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가 동시에 해외에 나가는 게 처음이어서 연락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담도 있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 여성의 정계 활동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묻자 박 대표는 여성 국회의원 수가 40명을 넘었다고 답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는 게 일본에서 여성 총리 나오는 것보다 빠를 것 같다"고 했다. 일본의 여성 의원은 전체 722명 중 10%가 약간 넘는 78명이다. 박 대표는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정책으로 일본 경제가 오랜 불황에서 벗어났다"며 "부럽고 배울 점이 많다"고 치켜세웠다. 박 대표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관방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등 고이즈미 퇴임 이후 총리로 거론되는 4명의 보수파 정계 지도자도 만났다. 이들은 박 대표에게 "대선에 출마하느냐" "곧 큰일 하지 않겠느냐"며 호감을 보였다고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말했다.

도쿄=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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