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예선 〃무역놓쟁〃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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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 크라이슬러 소형 승용차의 한국내 판매가격이 관세 때문에 4만8천 달러나 된다는 TV광고로 2월초 아이오와주 및 뉴햄프셔주 예선에서 재미를 본「리처드·겜하트」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쟁자의 선거운동 주제가 앞으로 얼마나 계속 유권자에게 먹힐수 있을지 미국에서도 관심이 크다.
특히 지속적 대미 무역흑자국에 보복을 가하는 보호주의 내용의 겝하트 수정안도 포함돼있는 미의회 종합통상법안의 심의 방향도 오는 8일 20개주 예비선거가 열리는 슈퍼화요일의 「겝하트」하원의원 득표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당초 의회는 3월초까지 상·하원을 각각 통과한 통상법안의 합동 조정작업을 마무리 짓기로하고 켑하트 수정안의 무역보복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겝하튼 의원이 아이오와주에서 당당히 1위, 뉴햄프셔주에서는 2위로 나서고 그의 선동적 무역정책이 다른 주에서도 호응을 얻게되자 의회심의가 주춤하게되었다.「켑하트」 의 상승은 일종의 미무역 정책에 대한 미국민들의 감정을 대변하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미의회지도자들 에게 미친 것이다.통상법안에 대한 상·하원 합동위 의장인「댄·로스텐코스키」하원 세출위원장은 이에따라 보호주의조항 삭제작업을 중지,슈퍼 화요일 까지 기다리기로 공식 결정 했다.
다시말해「켐하튼 의원이 슈퍼화요일 에서도 기세를 올리면 법안 완화작업이 어려워 질 것 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무역적자증가 문제를 선거쟁점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켐하튼의원의 속셈은 최근 선거운동에서 다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그는 슈퍼화요일을 노리고 남부각주에 다시『한국국민들은 현대승용차의 값이 4만8천달러라면 미국에 몇 대나 팔수있다고 생각하느냐』는 TV광고를 내기시작,슈퍼화요일 까지 계속 이 광고를 낼 예정이다.
뉴햄프셔선거이후 모금된 1백2O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이 광고에 충당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주 뉴스위크지는「겝하트」의 사람됨됨을 파헤치면서『다음주 선거구민의 환심을 사는 일이라면 무슨 변신이라도 할수 있는 인물』이라고 꼬집고 당초 그는 한국이 아닌 일본을 때리려 했으나「많은 사람이 도요타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때문에」한국을 태질하고 었다고 소개했다.
그가 아무리 기회주의적 선동정치를 전개하고 있다 하더라도 만약 슈퍼화요일 에서도 승리할 경우「겝하트」수정안의 완전 삭제에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요즘 무역문제가「겝하트」이외의 후보들에게 까지 선거쟁점이 돼가고 있다.
통상문제에 대해 그동안 잠잠했던 공화당에도 최근 무역논쟁의 불이 붙고있다.
특히 남부, 그 중에서도 섬유산업주로 알려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예선이 5일로 잡혀있어 지난주부터 후보자간 무역논쟁이 가열되는 형편이다.
지난달 27일 공화당 후보들의 TV토론에서「돌」의원이 먼저 무역정책에 포문을 열었다.
대외 수입제한을 좀더 강화 해야한다고 말한「돌」의원은 앨라배마산 수박 한 개가 동경에서 55달러에 팔리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로버트슨」목사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불공정무역관행에 대해 보복을 가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돌」의원은 통상정책에 관한 한 자신이 중립적이라고 주장해 왔다.그러나 그는 일본등 대미 섬유수출국에 대해 강경대처 하라고 행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벤첸 법안을 주장,보호주의 성향이 없지 않은 것으로 평가 돼왔다.
확고한 자유무역 옹호론자인 「잭·켐프」의원은 이같은「돌」의원에 대해『당신은「켐하튼 보다도 더「겝하트」다운 말 을 하고있다』고 공박했다.
「부시」부통렁도 통상정책에 관한 한 중립주의자다. 이날 토론에서도『특별히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미국이 보호주의의 길을 가는 것 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 의 섬유산업 가동율이 94%나 되는점 을 지적,선거전 득표를 위해 통상문제를 쟁점으로 삼으려는 민주·공화 후보들의 작태를 경고했다.
그래도 공화당은 민주당 쪽에 비해 자유무역 쪽이다. 특히 공화당의「켐프」의원은 지난여름 「겝하트」의원을 상대로 무역정책에 관한 토론을 벌이면서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국제경제정상회담을 제의 하기까지 했다.
물론 민주당 이라고 해서 전부 보호무역주의자는 아니다. 가령「마이클·듀카키스」지사는 자유무역주의자 이며 실제로 보호무역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다만 남부의 슈퍼화요일과 그이후 보호무역론자의 강세가 분명해질 경우 무역논쟁은 점점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워싱턴=한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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