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두 번째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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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6강전> ●박정환 9단 ○자오천위 4단

1보(1~21)=지난 9월 25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듯 낙엽이 한두개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날 박정환(24) 9단과 중국의 자오천위(18) 4단이 바둑판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았다. 대국 개시를 기다리고 있는 두 선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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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9단과 자오천위 4단이 시합에서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두 기사는 지난 7월 15일 2017 중국 갑조리그에서 맞붙은 적 있는데 당시엔 박 9단이 백을 잡고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대국 내용을 살펴보면 아직은 자오천위 4단의 기력이 박 9단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승부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법이다.

돌가리기 결과, 박정환 9단이 흑번. 박 9단은 48개월 연속 한국 바둑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최고의 선수다. 지난해보다 컨디션도 좋아져서 바둑 팬들 사이에서는 박 9단이 올해 뭔가를 해낼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참고도

참고도

초반, 박 9단이 성큼성큼 큰 곳을 선점하며 호방하게 포석을 짜고 있다. 자오천위 4단은 8로 3·3을 두었는데, 이는 알파고의 등장 이후 유행하고 있는 '묻지마 3·3' 침입이다. 여기에서 '참고도'처럼 수순을 바꿔 백1로 붙인 다음 백3으로 치받는 진행도 가능하다(18…1). 최근 프로기사 바둑에서 자주 나오는 변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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