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롱패딩' 출시 발표 직후 "출시 취소"…北 위기 국면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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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평창 롱패딩'으로 불리며 평창겨울올림픽 공식 '구스롱다운점퍼'가 큰 인기를 얻은 가운데 22일 출시 발표를 했던 '평양 롱패딩'이 이날 돌연 출시 취소됐다.

롯데백화점이 '평양 롱패딩'의 출시 발표 하루만에 돌연 출시 취소를 발표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평양 롱패딩'의 출시 발표 하루만에 돌연 출시 취소를 발표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측은 22일 오전 "'평창 롱패딩' 인기에 롯데 PB 롱패딩 상품을 생산한 가운데 '평양 롱패딩'이라고 이름 붙였다"며 제품 출시 소식을 밝혔다. 해당 제품은 롯데 측이 제조업체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해 출시하는 PB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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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측은 상품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제품 콘셉트 아이디어를 모은 가운데 'No Nation, No Brand(무국적, 무상표)'로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제품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롯데 측은 "당초 24일 판매하려던 '평양 롱패딩'의 출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원을 대상으로 시제품 성격으로 내놓으려던 제품"이라며 "평창 롱패딩의 출고량도 (부족하다는) 클레임이 엄청난데, 이같은 물량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추후 판매시 다시 공지를 하겠다"며 "현재까지 판매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갑작스런 출시계획 변경에 최근 북한과의 긴장된 국면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북한이 연일 고강도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JSA(공동경비구역)를 통해 북한군이 귀순하는 등의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평양 롱패딩' 출시 소식에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평양 롱패딩이라는 명칭이 우려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JSA 귀순병사가 나오면서, 이 정부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생긴 상황 아니냐"며 "이런 와중에 롯데가 굳이 '평양'이라는 이름을 붙인 상품을 내놓으면서까지 혹시라도 정부를 불편하게 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롯데 측은 이에 대해 "자체 회의에 따른 판단"이라며 "대북우기 국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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