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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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특별취재팀] 북한은 27일의 베이징(北京) 6자(남북, 미.일.중.러)회담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북핵과 대북 안전보장 등 북.미 간 우려사항 해소에 대한 의사 표명을 하자고 새롭게 제안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북한의 기조발언문에 따르면 북한의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6자회담을 결실있게 끝내도록 하기 위해 우리와 미국이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자"면서 "미국이 불가침 조약체결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면 우리도 핵 계획을 포기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제안은 '북.미간 우려사항 해소에 대한 의사표명'을 북핵 해법의 1단계로 삼고 있는 한.미.일 3국의 공동 해법에 호응해온 것으로서 향후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발언문은 또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핵 문제 해결에 나서는 조치들을 동시행동으로 이행해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자"고 제의했다. 이는 북한이 핵문제 타결 방안을 6개국 전체와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서 귀추가 주목된다.

발언문은 이어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는 북한의 총적(총체적) 목표며, 핵무기 그 자체를 가지고 있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고 강조해 비핵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와 함께 발언문은 "우리에게는 농축 우라늄에 의한 비밀 핵 계획이란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지난해 10월 미국 대표단이 방북해 이 핵 계획을 추궁했을 때 "우리에게는 농축 우라늄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고 말했으며, 우리에게는 일심단결을 비롯해 그보다 더 강한 무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이 기조발언을 바탕으로 28일 이틀째 본회의와 양자접촉을 속개하고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 북한의 핵 개발이 동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북미국장은 이와 관련, "북한의 추가적 상황 악화 조치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데 상당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2차 6자회담을 베이징에서 개최하고, 시기는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는 방향으로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와 관련, 2차회담이 늦어도 앞으로 2개월 안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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