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차 사이렌 시끄럽다" 경찰·병원에 민원 넣은 주민들

중앙일보

입력

[사진 연합뉴스 /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사진 연합뉴스 /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집 앞 도로를 달리는 응급차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주민 신고에 경찰이 인근 대학병원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11월 5일 119 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 대학 병원에서 구급차 업체에 보낸 공문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구급차량 사이렌 취명 주민 민원관련 업무협조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은 부산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병원과 관할 경찰서에 제기한 사이렌 소음으로 인한 민원 내용을 담고 있다.

공문에 따르면 부산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인근 병원 측에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을 수차례 넣었고, 관할 경찰서 지구대도 해당 병원으로 업무 협조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사진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이에 병원 측은 일부 구간에서 사이렌 자제 및 생활소음규제 기준에 따른 적정 취명음을 사용해줄 것을 구급차 업체에 요청했다고 한다.

복지사업단은 해당 공문을 공개하며 "내 가족이 응급한 상황에서 병원을 가기 위해 신고하면 달려와 병원으로 이송해 준다면 소음이 아니라 고마운 소리 아닌가"라며 "행여 사이렌을 끄고 소리를 줄여 달리다 사고라도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라며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전쟁 났을 때 총과 대포도 이왕이면 시끄럽지 않게 소리 안 나는 것으로 조용하게 전쟁해달라고 할 사람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식이면 국민의 안전은 누가 지키는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믿기지를 않는다. 시민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등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2017년 초에는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소방서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보도되기도 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는 금천구는 소방서 설립을 계획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사이렌 소리로 인한 소음 공해와 집값 하락 문제 등을 이유로 소방서 설립에 반대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6월 21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금천구 독산2동에 금천소방서를 짓는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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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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