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위해 사비 털어 음료수 대접하는 기업 CEO

중앙일보

입력

어느 건물 1층에 붙은 훈훈한 편지 한 장을 읽고 나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진다.

지난 30일 한 네티즌은 SNS에 "기업 마인드가 보이는"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시했다.

황주영 여행박사 대표이사(좌), 화제가 된 편지(우). [사진 여행박사 제공]

황주영 여행박사 대표이사(좌), 화제가 된 편지(우). [사진 여행박사 제공]

한 건물 엘리베이터 앞에 붙은 편지였다. 편지에는 "택배기사님! 저희 엘리베이터가 좀 많이 느립니다. 올라가시기 전에 미리 카페에서 과일주스 한 잔 주문하시고 올라가세요!"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편지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저런 대표이사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정말 행복하겠다" "택배기사분들이 힘이 나지 않을 수가 없겠다" "당장 저 기업 제품을 소비해줘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편지가 붙은 곳은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여행 전문 회사 '여행박사' 사옥 1층 엘리베이터 앞이었다.

엘리베이터 앞에 붙은 편지 전문. [사진 여행박사 제공]

엘리베이터 앞에 붙은 편지 전문. [사진 여행박사 제공]

여행박사 홍보팀은 "여행 업무 특성상 택배가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1대뿐인 데다 느린 편이어서 택배기사분들이 급한 나머지 계단으로 다니기도 하더라"라며 "이 행사는 7월 중순 폭염 속 택배를 전달해주시는 기사분들을 보고 황주영 대표이사님이 직접 지시를 내려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여행박사 사옥. [사진 네이버 지도]

여행박사 사옥. [사진 네이버 지도]

이어 "건물 1층 카페에 있는 음료를 택배기사분들이 드시면 한 달에 한 번 대표이사님이 사비로 결제하신다. 바쁜 분들을 위해 냉장 음료도 제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행사를 통해 하루 3명에서 5명 정도의 택배기사분들이 음료를 꾸준히 받아가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편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실에 대해 알리자 당황스러운 듯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 택배기사님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면 그걸로 기쁘다"고 말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