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직원, 채용 무효 방안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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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일부 공공기관에서 드러난 채용 비리를 보면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가 어쩌다가 발생하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화된 비리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최근 강원랜드와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에서 전방위적인 채용 비리가 적발된 바 있다.

그는 “특히 사회 유력인사들의 청탁에 의해서 비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의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으로 보인다”며 “가장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무너뜨려 온 셈으로, 국민에게 아주 큰 실망감을 주고 또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채용 비리 등 반칙과 특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해주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필요하면 전체 공공기관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서라도채용 비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주길 바란다”며 “청탁자와 채용 비리를 저지른 공공기관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민·형사 책임과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당사자에 대해서도 채용을 무효로 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채용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개선하고 감독체계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만약 이번과 같은 총체적 채용 비리가 또다시 재발한다면 해당 공공기관과 함께 주무부처도 무거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과 투자가 호조 세를 보이고 있고, IMF에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0%로 상향조정한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들은 북한 리스크, 중국과의 사드 갈등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가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는 이러한 긍정적 기대감이 경제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무엇보다 혁신기업이 우리 경제의 활력과 미래를 이끌 근간인 만큼  혁신창업대책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성장 정책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8600억원의 모태 자금을 출자해 연말까지 1조 4000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며 이 펀드가 혁신 벤처 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력 확산에 기폭제가 되도록 차질 없는 집행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경기 회복 온기가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 청년 고용과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등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이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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