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 정부, 北 추가 미사일 도발시 대응책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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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북한 정권수립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시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태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지금처럼 이를 지켜보거나 요격하는 방안뿐 아니라 선제 공격하는 방안 등 크게 3가지 안을 놓고 미국 정부는 각각의 방안이 불러올 결과를 따져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핵실험에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왼쪽 넷째)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수소탄 개발을 주장하는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장구 형태의 핵폭발장치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 왼쪽 위엔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쓰인 도면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sr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8/95e90ffa-ecef-4f58-8101-a4c49234168c.jpg"/>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핵실험에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왼쪽 넷째)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수소탄 개발을 주장하는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장구 형태의 핵폭발장치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 왼쪽 위엔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쓰인 도면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백악관과 국방부 그리고 태평양(태평양사령부)에 있는 미국 관리들이 대응 방안 결정에 고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안과 대북 협상 전략 등이 중장기적인 대응인 반면, 당장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단기적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NYT는 3가지 방안 가운데 요격 시도의 가능성 주목하고 있는 전문가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 출신의 에반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조너선 폴락 전 해군대학 교수는 지난 5일 "이제는 그동안 미뤄온 결정들을 내릴 때"라며 "(미사일 방어에) 기술상의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요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격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미사일 방어 노력을 계속하고 진전시켜 나간다는 미국의 결의를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도전하는 것의 위험 부담과 긴장 고조의 부담을 북한에 넘기게 된다"는 주장으로, 북한의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미사일 발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의 위험이 미국의 북한 미사일 요격 실패에 따른 위험보다 크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정부가 미국 본토와 미국령, 동맹국들을 향하는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발사도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해 미국과 동맹국들의 모든 방어 역량을 동원·대응할 것이라는 정책 선언을 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것과 달리 정당한 자위 차원의 선언이라는 이유다. NYT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최근 "10년 전 같았으면 나도 발사대에 있는 미사일에 대한 선제타격을 주장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며 요격 방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금까지 태평양을 향해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을 지켜봐왔다. 북한의 도발 이후 미사일 요격 시험 등을 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직접 요격을 시도한 일은 없었다. NYT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의 성공률은 '완벽한 조건' 하에서도 절반 정도"라면서도 " 지금이야 말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에 "최대의 기회이면서 동시에 실제 사용이 가장 망설여지는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실패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망신을 당하고 지금까지 3천억 달러를 쏟아부은 미사일방어 체계에 대한 회의론이 일 것을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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