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헤일리 대사 “새로운 제재는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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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사, "11일 표결은 시기상조다. 어려울 것"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북핵은 당면 최대 위기"

이날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초청강연에서 “더 많은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북한의 행동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밝혔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새 제재안이 북한경제를 파탄으로 몰 수 있는 대북 원유수출 금지 외에도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을 옥죄는데 초점을 맞춘 경제 재재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오른쪽)와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왼쪽). 가운데는 류제이 중국 대사. [뉴욕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오른쪽)와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왼쪽). 가운데는 류제이 중국 대사. [뉴욕 AP=연합뉴스]

일각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받아들일 만한 경제제재가 초안에 담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 측은 이를 경계했다. 바실리 네벤샤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11일 표결 가능성에 대해 “다소 시기상조”라면서 “우리가 그렇게 빨리 (결의안 표결을) 서두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은 현재 결의안 초안을 중국 측에 전달한 뒤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이사국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내 회람 중이다. 오는 11일 반드시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핵실험으로 안보리 결의를 또다시 위반했고, 가뭄과 기아ㆍ인권유린에 놓인 자국민들을 비롯해 수백만 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북핵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가장 위험한 위기”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군사행동의 결과는 너무도 끔찍하다”면서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평화적 해법을 거듭 강조했다. 또 1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면서 위기는 단계적으로 고조되는 만큼 각국 지도자들이 과도한 발언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보리 이사국들의 단합된 목소리도 촉구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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