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TV 정치시대」가능성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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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2·16대통령선거는 16년만의 대통령직선제 부활임과 동시에 TV정치시대의 가능성을 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비록 높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후보간의 TV토론이 각당의 이견으로 무산되고 말았지만 각 후보들이 20분 5회씩TV유세를 벌였고 또 이것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친것으로 알려져 이번 12·16선거는 역대 대통령선거사상 TV의 정치적 기능이 가장 활발했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
일부에서는 TV유세가 정책 제시보다 후보간의 인신 공격으로 흘렀다는 지적이 있지만 TV자체의 제작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주장이 쏟아져 막혔던 언로의 트임을 만끽할 수 있었고 또 편파시비를 일으킨 TV보도에 대해 「상쇄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TV유세의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특히 직접 유세장에 갈 기회가 없었던 주부층에 TV유세는 인기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 유권자들이 안방에서 후보를 선택할수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점도 부인할수 없다.
이번 선거기간중 TV의 최고 화제는 관훈클럽초청 4후보 토론회 당초의 생중계 방침을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철회했다가 부분편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에 뒤늦게나마 전량 녹화중계된 이 토론회는 한때 패널리스트라는 말을 유행시켜 TV의 막강한 영향력과 함께 편집없는 선거방송의 지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선거기간중 TV의 편마보도 시비가 계속된 것과 선거 막바지에 양 TV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긴급프로를 임시 편성한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밖에 TV토론의 경우 방송사가 아닌 공신력 있는 민간단체가 주관토록 하지않아 이 문제가 결국 해결을 보지못한 점과 아울러 각 후보들의 TV유세 사용료가 1회에 5천5백만원으로 공영방송 체제하에서는 너무 비싼 것이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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