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방석이 떨어졌다”…스모 경기 중 화들짝 놀란 日 아사다 마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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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으로 스모 경기를 관전하는 아사다 마오(가운데). 오른쪽 하늘색 셔츠를 입은 이가 동료 스케이터 고즈카 다카히코다. [트위터]

밝은 표정으로 스모 경기를 관전하는 아사다 마오(가운데). 오른쪽 하늘색 셔츠를 입은 이가 동료 스케이터 고즈카 다카히코다. [트위터]

지난 19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체육관에서 열린 스모 나고야 바쇼(場所·리그). 현 일본 챔피언인 요코즈나 하쿠호(白鵬·32)가 일본 역대 최다승(1047승) 타이기록에 도전하는 자리였다.

19일 옛 동료와 스모경기 관전 모습 공개 #스모 경기 관행인 '방석의 춤'에 화들짝

이날 일본 언론과 스모 팬들의 이목을 끈 이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아사다 마오(浅田真央·26)였다. 동료 고즈카 다카히코(小塚崇彦·28)와 함께 체육관을 찾은 아사다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부채질을 하는가 하면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즐겁게 관전하는 모습이었다. 나고야 출신인 아사다 마오는 이곳에서 주쿄(中京)중고등학교를 거쳐 주쿄 대학을 졸업했다.

고즈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를 지낸 스케이트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5살때부터 스케이트를 시작해 일본 국가대표가 됐으나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선 8위에 그쳤다. 아사다와는 사토 노부오(佐藤信夫) 코치 밑에서 동문수학했다.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진 방석에 놀라하는 아사다 마오. 일본 스모의 챔피언인 요코즈나 하쿠호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트위터]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진 방석에 놀라하는 아사다 마오. 일본 스모의 챔피언인 요코즈나 하쿠호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트위터]

이날 경기는 하쿠호 선수의 낙승이 예상됐다. 몽골 출신의 하쿠호는 지난해 외국인 역사 최초의 1000승 돌파를 기록하는 등 일본 스모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하쿠호가 신인 역사 미타케우미(御嶽海·24)에게 패한 것. 하쿠호의 발이 도효(씨름판)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 관객들이 경기장을 향해 보라색 방석을 일제히 던졌다. 스모에서는 요코즈나가 아래 등급의 선수에게 패했을 때 관객들이 깔고 앉았던 방석을 던지는 퍼포먼스가 종종 벌어진다. 수많은 방석이 일제히 하늘을 나는 모양을 따 ‘방석의 춤(座布団の舞)’이라고도 부른다.

졸전을 치른 챔피언에 대한 야유라는 말도 있지만, 신예 선수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퍼포먼스로 여겨지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데, 이미 스모 경기장의 관습으로 굳어져 있다.

이날 도효(씨름판) 가까이 앉아있던 아사다 머리 위에도 방석이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아사다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즐거운 표정으로 남은 경기를 관전했다.

지난 4월 현역 선수생활을 은퇴한 아사다는 올 여름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사용한 새 프로그램 ‘엘레지-스위트 멜랑콜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앵콜 무대는 자신의 18번인 ‘윈드 비니스 마이 윙즈’ 선율에 맞춰 연기한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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