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머리띠 두른 화물연대] 운송거부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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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경찰청은 대형 트럭을 동원한 집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지난 5월과 달리 이번엔 부산시 열쇠협회 측과 사전 협의해 70여명의 열쇠 복제 기술자를 확보, 무단 주.정차 차량을 강제 이동시킬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열쇠 복제에 10분 내지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열쇠 복제 기술자 동원을 위한 소요 예산까지 이미 확보해 놓았다"고 말했다.

특히 운전자가 키를 뽑을 경우 유압장치가 작동, 엔진 정지와 함께 바퀴가 고정돼 손을 쓸 방법이 없었던 25t 이상 대형 화물차량도 열쇠를 복제하고 운전석 옆 사이드 박스를 해체한 후 유압장치를 푸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에어 제거 전문요원 25명을 확보했다. 이 밖에 항운노조와 협조해 컨테이너 차량 운전이 가능한 1백명의 운전기사도 확보했으며, 화물협회 및 개별 사업자 등 일반화물 차량 대체 기사까지 다수 확보했다

○…화물연대 광양컨테이너지회 회원 1백여명은 21일 오전 10시 컨테이너 부두 철송장(역)에 모여 운송 거부 동참을 결정했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방침 여파로 하루 물동량 3천5백80TEU를 유지해 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의 경우 21일 현재 화물 반출입량이 이틀 전에 비해 6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하루 7백~8백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한진해운터미널은 이날 처리량이 50TEU에도 못 미치는 등 화물 운송이 거의 끊긴 상태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은 평소의 60%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날 낮 12시 현재 부산항 78개 부두의 컨테이너 수송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8천8백70개로 평소 하루 평균 2만2천1백77개의 40%로 격감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오후 수송물량까지 합치더라도 평소의 6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광양=강진권.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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