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 유엔총장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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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다.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피 아난 7대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올해 말로 만료됨에 따라 후임 선출이 하반기에 이뤄질 예정"이라며 "정부는 반 장관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시작하면 반 장관의 출마를 안보리 의장에게 공식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전 외교부 장관이 2001~2002년 유엔총회 의장을 맡은 적은 있지만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국력과 국민 지지에 힘입어 유엔과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겸허한 마음으로 (후보 추천을) 받아들인다"며 "당선되면 북한 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의 비공개 예비투표와 총회의 인준을 거쳐 선출된다. 안보리 투표 과정에선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탈락한다.

정부 당국자는 선출 시기와 관련, "상반기 안에 후보들이 압축되면 가을께 선출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 장관의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189개 유엔 회원국 외교장관들에게 반 장관의 출마 사실을 서한 형식으로 공식 통보했으며 북한에도 이를 알렸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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