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노인 폭행 뉴욕 곳곳서 잇따라

미주중앙

입력

뉴욕시 곳곳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길 걷던 10대, 노인 보자
이유없이 방망이 휘둘러

먼저 지난 2일 오후 맨해튼 인우드에서는 한 10대 남성이 마주 걸어오던 91세 노인을 방망이로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CCTV에 포착된 사건 당시 영상에 따르면 웨스트 204스트리트 인근 혼잡 거리인 브로드웨이 선상을 걷던 이 남성은 머리에 헤드폰을 착용한 채 지팡이로 추정되는 방망이를 들고 길을 걷다가 쇼핑 카트에 의지해 마주 걸어오던 할아버지에게 다가가더니 발로 쇼핑 카트를 들이차고 두 손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머리 주변을 내리쳤다. 남성은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저지당한 뒤 도주했다.

이번 사건으로 올해 91세인 후안 로렌스는 왼쪽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로렌스는 뉴욕포스트 등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범인은) 큰 방망이로 나를 내리쳤다"며 "거의 나를 죽이려 했다. 나는 그가 누군지 알지도 못한다"며 놀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날인 3일 이 사건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된 사울 누네즈(19)는 폭행 등 총 3개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개월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묻지마 폭행' 사건은 모두 3건에 이른다. 지난달 브롱스에서는 83세 노인이 길을 걷다가 한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 4월 퀸즈에서도 85세 남성이 역시 길을 걷다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같은 달 맨해튼 센트럴파크 호수 인근에서는 79세 여성이 노숙자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 없는 폭행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휠체어를 탄 노인이 길을 걷다가 손에 들고 있던 현금과 지갑을 빼앗긴 사건이 이스트할렘과 브롱스에서 각각 발생했다. 93세 노인이 쇼핑 중 현금을 강탈 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조은 기자
lee.joe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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