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 슈즈트리 작가 소신 발언 "간섭 참 많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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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에 설치된 슈즈트리 [사진 연합뉴스]

‘서울로 7017’에 설치된 슈즈트리 [사진 연합뉴스]

당초 예정됐던 9일간의 전시를 끝내고 철거된 슈즈트리의 황지해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황 작가는 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통화에서 슈즈트리에 대해 "많이들 흉하다고 생각하고 냄새가 난다는 반응이 있었다"면서도 이것들은 '편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업 과정 중에 성급한 언론의 보도가 편견을 만들었다며 "첫 번째는 제가 더 잘했어야 했고 둘째는 우리나라가 영화나 스포츠와 같은 동적인 문화에 편중돼 있어 설치미술에 대한 낯섦에서 오는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자기 생각을 표현했다.

황 작가는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공공미술이기 때문에 신발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다며 "근대화 시절부터 현재까지 서울에 막 상경해 아무도 없는 서울 땅에 첫발을 내딛는 곳이 서울역이고, 보이는 것은 오고 가는 발걸음뿐이었을 것"이라며 "그 막막했고 혼돈의 시작들에 대한 방향성을 신발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업과정에서 신발을 수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지만 "작품이 만들어지기 전 간섭이 참 많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서울역에서 집회를 꾸준하게 했었던 장소고 노숙인들의 쉼터였기 때문에 냄새가 났던 것을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다.

황 작가는 마지막으로 "낯선 이야기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작업도 만드는 사람의 수고 없이 얻어지는 작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편견 없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자신과 대면의 시간을 갖고 순수하게 자기 생각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우리 사회의 선입견에 대해 소신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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