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강의시간에 "일본 야동에서는...여자라면 몰라도..." 성희롱 발언으로 보직 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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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지역의 한 사립 전문대 교수가 강의시간에 일본 음란물 동영상(야동) 대사를 흉내 내는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사립 전문대 교수, "야동에서는 이렇게 말하겠지?" #다리 벌린 남학생 보고 "여자면 몰라도 좀 그렇다" #해당 학교 "보직 해임, 징계위원회 열어 조치 중"

이 교수는 강의시간이 아닌 복도 등에서도 불특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2일 이 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이공계열 학과장인 A교수는 지난 4월 자신의 전공과목 강의에서 “인적이 드문 오두막에서 남녀가 하루를 지내게 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라. 어떻게 하겠느냐”며 “야동에서 보면 ‘기모치이이(기분이 좋아), 야메테(그만해)’ 등이 나올 것이고 보통 로맨스 소설이면 키스만 하고 끝난다”라는 말을 했다. 당시 강의시간에는 남학생은 물론 여학생 등 3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희롱 발언은 다른 강의에서도 나왔다. 같은 달 다른 강의시간에 한 남학생이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더니 “이봐 학생, 학생이 여자였으면 괜찮겠지만, 남자라서 좀 그렇다”고 지적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또 지난달 초에는 복도에서 한 여학생이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다니자 “그렇게 입을 거면 차라리 벗고 다녀라”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성희롱 발언은 최근에만 이뤄진 게 아니었다. 학생들은 “4학년 선배들이나 졸업생들로부터도 ‘A교수가 강의시간에 음담폐설을 곧잘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한 학생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수님이 평소에도 음담폐설을 많이 했다”며 “여자애들이 괴로워 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A교수가 ‘도가 지나친 것 같다’는 등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 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현재 보직해임 한 상태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임명수 기자 lim.myou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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