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일제히 연중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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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의 경기회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주요 증시가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19일 국내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초부터 연중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날보다 10.03포인트(1.37%) 오른 740.13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3일(740.59) 이후 최고치로, 한달여 만에 가장 많은 3천3백17억원의 순매수(산 금액-판 금액)를 기록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은 것이다.

일본에서도 전날 1년 만에 1만포인트를 회복한 닛케이지수가 이날 141.1포인트(1.41%)오르며 10,174.10으로 장을 마감해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했고, 대만의 가권지수도 전날 15개월 만에 5,500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도미노식 상승 장세를 펼치는 것은 미국의 경기회복 신호가 속속 현실화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기회복 신호는 전날 다우지수가 14개월 만에 9,300선을 벗어나 9,412.45까지 치솟고, 나스닥지수가 2.2% 급등한 데서 감지되고 있다.

랜드마크투신운용 최홍 사장은 "미국의 경기가 실제로 회복되면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비중이 늘어나는 데다 아시아의 대미 수출이 본격화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대만.일본의 주식이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상승 추세가 미국의 채권 가격 급락으로 외국인들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유동성 장세였다면 최근에는 3분기 후반부터 경기지표와 실적이 동시에 개선되는 '펀더멘털 장세'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물지표와 체감지표가 동시에 회복세를 나타내는 것도 이 같은 경기회복 현실화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실장은 "미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최근 6개월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대표적인 체감지표인 ISM 제조업 지수가 7월 기준선인 50을 웃돈 것도 경기회복의 강한 신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기회복 징후를 가장 앞서 반영하는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43만5천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 24일(43만2천원)의 사상 최고가를 뛰어넘기도 했다.

그러나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박사는 "단기 급등과 내수 부진이 증시의 복병이 되고 있다"며 "수출과 내수가 함께 회복돼야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호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사진설명전문>
최근 아시아 지역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1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세계 증시 시황판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날 국내 종합주가지수는 740.13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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