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송년 모임의 계절|목이 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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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잇따른 선거유세로 후보들의 목소리가 변해가고 있다. 연일 큰 목소리로 호소하다보니 소리를 내는 성대가 성할리 없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고 술과 노래가 계속되는 모임의 계절이 되면 이 같은 「목쉰 남자」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이화여대의대 문영일교수(이비인후과)로부터 「쉰 목소리」에 대해 알아본다.
목이 쉬게되는 가장 큰 원인은 성대의 혹사. 소리는 호기에 의해 성대가 진동되어 작은 소리씨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인두·구강·비강·부비강등 공명기관을 통과하면서 소리가 된다.
만일 좌우 성대가 마주칠때 완전히 밀착되지 못하고 간격이 벌어지면 쉰소리가 나게된다. 성대가 피로해지면 성대를 움직이는 근육이 부어올라 틈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큰소리를 지르거나 긴울음·노래·응원뒤에 목이 쉬는 것등은 모두 이런 종류의 목쉼이다.
특히 요즘 유세장의 경우 입호흡을 많이 하게되어 차고 건조한 공기가 직접 성대를 자극하게 되어 성대가 더욱 충혈되고 붓게된다. 여기다 강행군 유세로 전체적인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여서 회복도 더디게 된다.
가수나 교사·성우·아나운서·종교인·연설가등 소리를 많이 내는 직업인의 경우 성대에 좁쌀같은 혹(의대결절·성대폴립)이 생겨 목소리가 쉬게 된다.
급성후두염도 음성장애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감기등의 질환에 동반되어 후두가침범당하는 경우 염증이 생겨 성대가 부어오르게 되는것이다.
목이 쉴뿐만아니라 소리가 굵어지고 잡음 성분이 섞이기도 하며 목소리가 갑자기 나오기 힘들어지며 노래부를때는 약성과 고음발성이 어려워진다.
이경우 열만 오르지 않는다면 3∼4일만 과로하지 않고 목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 대개 회복되며 그렇지못한 경우 만성으로 이행해 회복기간도 길어지고 상태도 심해진다.
후두암도 중요한 음성장애질환의 하나. 미국 팝송가수 「냇·킹·클」을 죽게한 암이다. 문교수는 『40대 이후에 아무 이유없이 1주일이상 계속 목이 쉴경우 후두암을 가장 먼저 의심해야 된다』고 말하고 다행히 후두암은 발병초기에 음성장애를 나타내기 때문에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밖에 성대근육을 지배하고있는 반사신경이 마비되어 성대가 움직일수 없게 되어 목이 쉬고 잠기는 경우도 있다.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실내온도와 습도 유지가 중요하며 과격한 발성, 자극성 향료등은 피해야한다.
목이 쉴때 날계란을 먹으나 이것은 계란이 성대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므로 직접적인 작용은 없으며 다만 목부분의 윤활작용을 돕고 영양공급이라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뿐이다.
연설할때는 따뜻한 물등을 자주 마시고 목도리로 목을 보온하거나 성대의 건조를 막기 위해 연단에 증기가 나는 끓는 물주전자를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수 있다. 연설후에는 목을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혈관을 확장시켜 노폐물을 빨리 배출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흡연과 음주, 혼탁한 공기나 소음환경에서의 대화, 무리한 기침이나 습관적인 헛기침등도 목소리를 거칠게하는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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