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여성은 꽃이 아니다 제몫 톡톡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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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직장여성들이 결혼전까지 젊은 한때를 「직장의 꽃」으로서가 아니라 자기몫을 톡톡히 해내는 당당한 일꾼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의 직장여성 및 예비 직장여성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점점 다양해 지고있는 가운데 서울YMCA는 최근 「홀로 다같이」라는 직장여성들의 모임을 정식서클로 인준하여 눈길.
직장경력 5년 이상의 20대 미혼여성이 대부분인 이모임은 YMCA가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결혼강좌참가자들 가운데 25명으로 구성돼 지난5월부터 따로 모여 (매주 목요일 하오7시)독서토론 및 합숙훈련등을 통해 보다 책임감 있고 유능한 직장인이 되는 길을 모색해왔다. 지금까지 적극적이고 인간적인 삶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회원들이 함께 읽고 토론해온 논문 및 책은 『부모는 저절로 되는 것인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심리적 성차와 양성성』 『제2의성』『애정론』 등.
이와 함께 역할극을 통해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그 개선방법등도 익히고 있다.
이 모임의 대표인 박선희씨 (25) 는 『맡은일에 대한 흥미와 책임감이 커진탓인지 「어차피 결혼하면 그만둘텐데」하는 식의 소극적인 생각은 하지 않게 됐다』고 자랑한다.
이 모임은 앞으로 직장여성들이 겪는 갖가지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따져보면서 그 해결방안을 찾아보기 위한 「직장여성신문」 성격의 회보도 발간할 계획이다. 또 회원들이 소속한 각각의 직장으로도 이같은 노력이 파급되면 각사 여직원들의 태도변화 및 자질향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것으로 전망한다.
사실상 최근 서울YMCA가 서울시내 51개 기업의 여직원회 (회장 51명, 회원 3백7명)를 대상으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약96%가 여직원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직원회의 활동은 친목도모에만 치우쳐 있어 꽃꽂이를 비롯한 취미활동과 교양강좌 및 자선바자나 복지시설 방문등의 봉사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의견들. 따라서 여직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갖가지 교육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50%), 여직원들의 지위향상을 뒷받침할수 있게끔 조직력을 강화해야한다(36%)는 주장이다.
이 같은 실정을 감안, 「홀로 다같이」는 미혼여성모임이 아닌 직장여성모임으로서의 성격과 기능을 살리기 위해 기혼직장여성들도 회원으로 받아들일 방침.
이 모임을 뒷바라지하고있는 서울Y 이승정간사는 『여성자신의 권익을 찾으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각각 흩어져 고민하는 직장여성들이 집단적인 힘을 갖추어 스스로를 키워나갈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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