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여대지원 신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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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88학년도 입시에서는 첫 선지원과 주관식 출제의 영향이 여자 수험생에게 어떻게 나타날지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이번 임시에서 여학생이 안고 있는 불리한 조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지적, 소신에 따른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여학생의 경우 두드러진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하향지원이 능사가 아니라는 충고인 것이다.
◇불리한 조건=이번 입시에서 여학생이 안고 있는 불리한 조건으로▲지원자의 증가▲인문·사범계 학과의 감축▲주관식 출제▲선지원제도 등이 꼽히고 있다.
체력장 수검자중 여학생은 28만6천6백66명 (전체의 37.5%)으로 지난해보다 8천여명 늘었다.
그러나 전체대학의 모집인원이 1만여명 줄기도 했지만 특히 여학생의 선호도가 높은 인문계·사범계에 감축인원이 집중돼 여학생의 입학 문호가 좁아졌다.
특히 첫 주관식 출제에 따른 여학생의 약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사설모의고사기관의 시험결과 인문계의 경우 남학생 (3백20점 만점 중 평균1백59.9점)보다 6.7점이 낮은 1백53.2점으로 나타났다. 이 평균점은 지난해 같은 시기의 여학생득점 (3백20점 만점 중 1백65.8점) 에 비해 12.6점이 떨어진 것이다.
자연계는 우수여학생 집단이 몰려 남학생보다 평균점이 4.7점 정도 높기는 하지만 이는 지난해의 격차 6.4점보다 크게 줄어 여학생의 주관식 약세를 반영하고 있다.
이밖에 선지원의 영향은 여학생의 성격적 특성상 소신이나 배짱지원에 주저하고 안전만을 고려한 하향지원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호도 변화=입시제도의 변화에 따라 두드러진 경향은 여자대학·여자학과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남학생과의 불리한 경쟁을 피해 안전지원 하겠다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설모의고사기관의 예비지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슷한 합격선을 보였던 연대 사회사업과와 이대 영문과를 비교할 때 이대 영문과의 예상합격선이 10점이상 올라가는 현상을 보였다.
또 연대의 경우 주생활학과·의생활학과의 예상합격선도 지난해에 비해 3∼7점 정도씩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여학생의 지원경향에서도 장래의 취업전망을 고려한 학과 위주의 선택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성여고 김정남 교사는『과거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특수교육학과. 비서학과·중문과 등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며 『이 같은 학과를 지원할 때엔 과거의 합격 가능선보다 약간 높게 잡아야 안전할 것』 이라고 말했다.
사설기관 예비조사에 따르면 이대의 경우 지난해 합격선 서열 15위였던 특수교육과학가 5위로 뛰어올랐고 26위였던 유아교육학과도 9위로 올라섰다. 또 비서학과· 의류직물학과· 중문과 등도 지난해와 비슷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자대 모집인원=전국의 전기 6개 여자대의 모집인원은 1만2백24명, 5개 후기대 모집인원 (부산여대 후기 분할모집 인원 포함)은 4천9백6명으로 전체인원은 1만5천1백30명이다.
이는 87학년도 졸업정원대비 2천2백명이 늘었고 모집인원에 대비해도 2백12명이 증가했다. 여자대의 경우 증원폭이 일반대보다 훨씬 컸으며 이대·성심여대 등 2개대만 모집정원에서 감축됐다.
◇지원 유의사항=예일여고 고원영 교감은 『이번 입시에서 여학생이 약간 불리하기는 하나 중상위권 이상은 큰 변동이 없으므로 무조건 하향지원보다 학과위주의 소신지원도 생각해 볼만하다』며『그러나 여자대학 지원 예정자는 치열한 경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성여고 김정남 교사는『취업전망 등으로 선호도가 높아진 학과를 선택할 때엔 과거의 합격선보다 높게 잡도록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 국립대의 경우 여학생이 선호하는 사범계 학과가 계속 높은 합격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선교사들은 전국 11개 교대는 물론 경북대·부산대·충북대·공주사대의 사범계 학과에서도 여학생 선발비율을 70∼80%로 제한한다는 점에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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