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풀어라...수도 값 내려라,|선심 틈탄 집단민원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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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집 값 떨어진다 장애자 복지회관 건립 반대도>
「그린벨트 풀어 달라」 「국유지 땅 값 깎아달라」 「합동결혼식 기금조성 도와달라」「수도요금 싸게 해달라」. 대통령선거를 한달 앞두고 유권자 환심사기 선심만 발인 들뜬 선거분위기에 편승, 곳곳에서 진정·시위·농성 등 집단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도시계획· 생활민원행정 등 대부분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걸린 이 같은 집단민원은 주민들 입장에선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지만 법제상 될 수 없거나 상대방 당사자나 공증의 이익과는 어긋나고 형평이 맞지 않는 등 일방적인 것이 많아 표밭을 고려하는 관계당국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덩달아 일부 이익·직능단체들도 때를 놓칠세라 자기네들의 이익주장을 경쟁적으로 들고나서고 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연세대 송복교수 (사회학)는『봄이 오면 얼음이 녹아터지듯 선거철을 맞아 정국의 긴장이 완화되면 갖가지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게 마련』 이라며 『우리사회의 변화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변화에의 적응이 어려워 갖가지 비민주적인 행태도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송교수는 또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에 대해 졸속적인 대응을 하지말고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착실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유지 땅값시비=성남시 주민 38명은 l2일 하오3시 민정당사에 몰려가 비싸게 주고 산 국유지 땅 값을 깎아 반환해달라며 45분동안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B가구가 지난해 12월 성남시로부터 평당 57만5천원에 국유지를 샀는데 올해 10월 성남시가 다시 부근의 땅을 3백50가구에 평당 35만3천원에 팔자 자기들이 비싸게 산만큼 돈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자 복지회관 건립반대=서울 청량리1동 53 주민 1백50여명은 최근 동네에 「장애자복지회관」건립공사가 진행되자 이에 반대해 지난 4일부터 공사장을 점거, 사실상 공사를 중단시켰다.『장애자 시설이 들어서면 집 값이 떨어지고 아이들 교육에도 지장을 준다』고 주장하는 주민들 중 50여명은 다시 9일 낮 동대문구청을 찾아가 『건축허가 백지화하라』 는 구호를 외치고 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30여분동안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린벨트 해제요구=부산 외대학생들은 『학교발전을 위해서는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부산 남산동의 학교부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려야한다』고 주장, 해제를 요구하며 9월l8일 이후 등교거부와 수업거부를 하고 있다.
◇수도료할인=학원연합회는 학원을 사회교육시설로 인정, 현재 업무용요율에 따라 납부하는 수도료 등을 절반수준인 교육용으로 바꾸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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