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미세먼지+일교차에 심장은 삼중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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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17일 오전 수도권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오후 들어 강수와 함께 보통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올 봄은 유독 비 오는 날이 드물어 미세먼지가 씻겨 내려가지 않는 편이다. 올 들어 3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올라간 날은 총 14일.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4㎍/㎥로 역시 지난해를 크게 웃돈다.

사진 중앙포토DB

미세먼지는 코·기관지·폐 같은 호흡기 건강과 눈 건강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여기에 매년 불어오는 황사와 일교차까지 겹쳐 심장은 삼중고를 겪는다.


황사는 중국 북부 또는 몽골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으로, 주로 3~5월에 발생한다. 반면, 미세먼지는 대기 중 떠다니는 입자 중 크기가 매우 작은 것을 의미한다. 황사와 달리 연중 날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에는 특히 두 가지가 섞여 위험이 가중된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몸속에 들어와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와 만난다. 면역세포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이 염증은 천식과 호흡기질환의 원인이다. 또한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오래 앓고 있거나, 기존에 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75세 이상 고령의 경우 특히 위험하다. 심장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을 악화시킨다. 장기간 노출됐을 때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위험이 80%,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40%까지 높아진다.


일교차 1도 커질 때마다 심부전 내원율 3%↑


봄철에 특히 큰 일교차도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킨다. 아침저녁으로 급격히 변하는 온도에 비해 신체가 적응하는 속도는 떨어져 면역력이 저하되고 결국 질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국내 4개 도시에서 심혈관질환 또는 호흡기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일교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환자는 심부전과 천식 환자였다.

또 일교차가 1도 증가하면 심부전 내원 환자는 3% 늘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12).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교차가 5~10도일 때 남성의 심부전 사망 위험이 20% 증가했다. 온도가 낮은 겨울뿐 아니라 일교차가 큰 봄철도 심혈관질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봄철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세 가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대기환경정보(www.airkorea.or.kr)를 확인해 미세먼지 현황을 확인한다. 황사는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매일 확인할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일 때에도 스스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생각되면 가급적 창문을 닫아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질환 증상 관리와 치료를 적절히 지속해야 한다.


생활요법과 식이요법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혈관질환자의 경우 혈압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음식은 적당한 칼로리를 계산해 섭취한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 미만으로 줄인다. 대신 곡류, 생선, 야채, 콩, 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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