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기를 끌면서 차별화된 사진을 올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사진을 찍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하다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한 신문은 2015년 상어에게 물려 죽은 사람보다 셀카를 찍다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셀카 사고’를 다룬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제목이 있다. “목숨 걸은 사진” “사진에 목숨 걸은 사나이” 등처럼 ‘목숨 걸은 ~’ 하는 표현이다.
‘걸다’를 활용할 때 이처럼 ‘걸은’을 쓰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A에게 돈을 걸은 사람은 모두 나와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에 법원이 제동을 걸은 첫 사례다” 등에서도 같은 표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걸은’은 잘못된 표현으로 모두 ‘건’으로 바꿔 써야 한다.
맞춤법에 따르면 어간의 끝소리가 ‘ㄹ’일 때 ‘ㄴ, ㄹ, ㅂ, 오, 시’ 앞에서 ‘ㄹ’이 탈락한다. ‘걸다’의 어간 ‘걸-’의 경우 끝소리가 ‘ㄹ’로 끝나므로 ‘걸+ㄴ’이 될 때엔 ‘ㄹ’이 탈락해 ‘건’이 된다 .
‘걸다’뿐 아니라 ‘절다’ ‘날다’ ‘늘다’ ‘내밀다’ 등을 활용할 때도 이런 잘못을 범하기 쉽다. “땀에 절은 옷” “날으는 철가방” “늘은 몸무게” “내밀은 손” 등이 모두 잘못 쓰인 예다. “땀에 전 옷” “나는 철가방” “는 몸무게” “내민 손”으로 고쳐야 바르다.
이는 발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으’를 넣어 말하기 때문에 생긴 잘못으로 보인다. 특히 관형어로 쓰일 때 이와 같이 잘못 쓰기 쉬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