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들 협조로 출발 순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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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설)【동경=최철주특파원】 뉴리더 세대를 표방하는 「다케시타」 내각이 6일 출범했다.
물러난 「나카소네」 내각의 경우는 발표직전까지 각료의 명단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철저한 비밀속에서 작성되었으나 「다케시타」 내각은 이례적으로2∼3일전부터 내정자명단이 나돌기 시작했다. 사방좌우를 두루 배려하며 자민당내 각 파벌의 보스들과 인사문제를 다루어온 「다케시타」유의 독특한 협상스타일 때문이다.
「다케시타」 신내각은 자민당사에서 최초로 가장 안정된 출발을 축복받고 있다.
첫째는 「다케시타」 수상탄생에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나카소네」파와 앞으로 계속 새 수상을 밀어줄 「아베」파에게 각각 4석의 대신자리를 넘겨주는 이권적 각료 배분을 성공적으로 끝냈으며 각 파벌간의 항쟁도 없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다케시타」 수상자신의 파벌 (1백20뎡)이 당내에서 최대 정치집단으로 요지부동이며 그와 대권경쟁 라이벌이었던 「아베」당 간사장이나「미야자와」 부수상이 「다케시타」에 대한 전적인 협력을 선언했다.
세째는 중의원·삼의원 양원에서 집권 자민당이 안정다수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네째는 이번 내각에서 외교및 국제경제에 관련된 주요 부처에 베테랑을 배치하고 나머지에는 12명의 신인을 앉히는 실무형 내각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다케시타」씨가 자민당총재로 지명됐던 지난달 20일에는 동경주식시장이 대폭락을 했는가하면 그가 수상으로 선출된 6일에는 동경외환시장의 달러화 폭락뉴스가 끊이지 않아 그의 내각의 출범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다케시타」 내각의 제1책무는 무역마찰이라는 형태로 분출된 통상문제 해결이며 미경제에 대한 잠재적 불신감을 배경으로하면서 미-유럽간의 정책협조, 내수확대, 시장개방을 서두를 입장에 있다. 국내적으로는 천정부지의 토지가격 억제와 국토활용, 세제개혁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만약 「다케시타」 수상이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지 못하면 경제에 매우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미야자와」부수상을 구세주로 부상시키거나 「나카소네」전수상의 재집권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다케시타」 수상은 12월에 20억달러 규모의 아세안기금제공을 표명하고 선진국동맹의 일원으로서 아시아에 공헌하고 있다는 실적을 앞세워 내년1월 미국을 처녀방문하는 외교를 시도하고 있다.
새로 임명된 「우노」 외상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되기 직전 당시「고노」 (하야일낭·현 「나카소네」 파의 전영수) 파의 밀사로 한국에 파견되어 얽혀진 문제해결에 노력했으며 72년9월에는 한국정부로부터 장관급에게 수여되는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은바 있다.
그는 최근까지 한일의원연맹 일본측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양국간 우호증진에 일해온 친한적인 인물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한국동포 3세의 법적지위보장과 무역불균형시정등이 현안문제로 성의껏 다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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