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재미있다] 최고 요정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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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올림픽의 꽃'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주인공은 예전처럼 깜찍하고 어린 여왕은 아닐 듯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이리나 슬루츠카야(27.러시아)와 세계선수권을 5차례 석권한 미국의 미셸 콴(26)이 유력한데, 둘 중 누가 우승해도 역대 최고령 '얼음 여왕'이 된다. 미국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한 샤샤 코헨(22)과 일본의 간판 스구리 후미에(26)가 이들의 뒤를 쫓는다.

현 세계랭킹 1위 슬루츠카야는 지난 19일 끝난 유럽선수권에서도 우승, 이 대회에서만 통산 7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과거 독일의 수퍼스타였던 카트리나 비트의 6회 우승 기록을 깨버린 것이다. 슬루츠카야는 2003년 다리를 다쳐 선수생활 중단 위기에 빠졌다가 재기에 성공했다. 파워 넘치는 역동적인 기술을 구사한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개최국의 텃세를 앞세운 사라 휴즈(미국)에 내준 금메달을 되찾겠다는 의욕에 불탄다.

러시아는 유력 후보인 슬루츠카야에게 올림픽 입장식 기수를 맡겼다.

미국의 간판인 미셸 콴은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모두 유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실수를 범해 은메달과 동메달에 그쳤다. 엉덩이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 출전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최근 전성기의 연기를 선보이며 재기했다. 미국 올림픽 위원회는 "충분히 우승이 가능하다"며 뒤늦게 대표로 선발했다.

콴의 그늘에 가려 만년 2인자였던 미국의 사샤 코헨은 지난해 미국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에이스로 올라섰다. 2002, 2004, 2005년 미국선수권 2위, 2004, 2005년 세계선수권 2위 등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준우승 징크스를 이번 올림픽에서 벗겠다는 각오다.

일본은 선수층이 넓다. 세계랭킹 10위 안에 일본 선수가 5명이나 된다. 지난해 그랑프리 챔피언인 아사다 마오(16)도 대표에 발탁되지 못할 정도다. 스구리 후미에, 아라카와 시즈카, 안도 미키는 최근 2년간 모두 세계 10위안에 들었다. 피겨스케이팅의 양대 산맥인 미국.러시아와는 다른 동양적이고 개성있는 연기로 첫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성호준 기자

*** 바로잡습니다

2월 9일자 토리노 겨울올림픽 섹션 C2면 '얼음여왕은 누구' 기사 중 사샤 코헨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2005년이 아니라 2006년입니다. 또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일본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나이 제한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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