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지지율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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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인기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전국 성인 남녀 1053명을 대상으로 이달 초 실시해 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고이즈미 내각의 지지율은 45%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조사에 비해 14%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이는 우정 민영화 법안의 국회 심의를 둘러싸고 정국이 큰 혼란에 빠졌던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난해 우정 민영화 법안 부결 후 8월의 중의원 해산, 9월의 총선거 압승을 거치며 벌어놓았던 지지율을 다 까먹은 셈이다.

일 언론은 이런 현상을 최근 잇따라 터져나온 악재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총선 당시 자민당이 출마를 독려했고, 선거운동까지 간접 지원했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라이브도어 전 사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체포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이 사건 직후 고이즈미 총리와 당 수뇌부가 "자민당에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한 것도 점수를 잃게 했다.

지난해 11월 수입금지 조치가 풀린 미국산 쇠고기에서 또 문제가 나타나 다시 금수조치가 내려진 것도 타격을 줬다. 지난해 수입금지 조치를 풀 당시 전문가들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소 다로 외상의 '일왕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필요'발언 등 각료들의 잇따른 실언도 내각에 대한 불신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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