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분당되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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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주당은 정말 분당되는가. 양김은 그렇게 몌별하러는가. 민주화를 갈망하며 그동안 싸워온 국민들의 실망은 크다.
상도와 동교가 삿대질을 시작하고 양김이 등을 돌린 이후에도 국민들은 설마 했었다. 그둘의 공약대로 언젠가는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한가닥 기대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양파의 움직임은 그 실낱같은 기대마저 앗아가려하고 있다. 지금 그들이 당사를 비우고 당무를 접어둔채 계보사무실을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조직강화 활동은 분당을 전제로하는 독자적인 정당체제 구축이라는 인상을 준다.
만일 민주당이 분당되거나 양김이 몌별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양김의 공동책임이며, 민주시민의 준엄한 질타를 면치못할 것이다.
도대체 민주당이 어떻게 생겨난 정당인가. 상도와 동교가 적당히 만들어낸 당이라고 생각한다면 중대한 착각이며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
민주당은 민주시민이 결속해서 모든 어려움을 뿌리치고 성원해준 정당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한다.
양김은 6.29가 국민의 승리라고 외쳐왔다. 그러면 그 승리자로서의 국민의 소리는 무엇인가. 양김이 결속하여 민주정부를 세우는데 적극 기여하라는것 아닌가.
주권국민의 이 기대를 외면한다면 양김의 정치운명도 중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양김은 서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환상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는 당내 소장의원들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한다.
도대체 양파는 왜 화합이 안되는 것일까. 지역감정이 강한 영호남의 야당세력을 대표하는 김영삼·김대중 양씨가 각기 정파를 만들어 그 보스가 돼있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말하자면 그들은 정책보다는 지역 인물중심으로 뭉친 정치집단이라는 인상을 하루빨리 씻어버려야 한다. 이런 이미지가 제거되지 않는한 민주당의 고질적 병폐는 좀처럼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민주당에 바라는 것은 먼저 양파가 다시 타협하고 화합하라는 것이다.
김대중씨는『대통령중심 직선제개헌을 현정권이 수락한다면 사면, 복권이 돼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을때의 마음가짐으로, 김영삼씨는『마음을 비웠다』고한 지난 정초의 상태로 돌아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주기 바란다.
국민에 대한 이 민주화 공약이 설득력있게 정리되지 않으면 양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는 공약을 지켜 국민앞에 겸허하고 자신에게 떳떳해야한다. 두 지도자의 대범한 애국적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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