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노래' 벚꽃엔딩, 올 봄 또 뜨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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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버스커버스커 [사진 CJ E&M]

밴드 버스커버스커 [사진 CJ E&M]

사라졌다가 매년 봄이면 좀비처럼 등장해 '좀비 노래'로 불리는 곡이 있다.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이번주 들어 최저 기온이 영상을 기록하면서 날이 풀리자 '벚꽃엔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7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실시간 급상승 차트에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통해 지명도를 높인 버스커버스커는 프로그램 종료 후 '벚꽃엔딩'을 발표했다. 벚꽃엔딩은 곡명처럼 '봄바람 휘날리며/흩날리는 벚꽃 잎이/울려 퍼질 이 거리를/둘이 걸어요'가 반복되는 후렴구를 통해 봄의 '로망'을 자극한다.

2012년 3월 발매된 이 곡은 지난 5년간 매년 봄이면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봄 대표송'의 위엄을 이어갔다. 특히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이면 길거리에서 '벚꽃엔딩'을 접하는 게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을 정도다. 지난해 4월 한국갤럽의 설문에 따르면 '봄하면 생각나는 곡'으로 설문 응답자의 22.5%가 '벚꽃엔딩'을 꼽아 1위를 기록했다.(전국 만19세 남녀 1001명 대상)

왼쪽부터 베이스 김형태, 보컬·기타 장범준, 드럼 브래드 [사진 일간스포츠]

왼쪽부터 베이스 김형태, 보컬·기타 장범준, 드럼 브래드 [사진 일간스포츠]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벚꽃 엔딩'을 지칭해 '벚꽃연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 버스커버스커의 보컬 장범준은 지난해 5월 MBC 무한도전에 잠깐 출연한 이후 방송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보컬 장범준은 2015년 기준으로만 '벚꽃엔딩' 등의 음원 수익이 46억원이었다고 알려졌다.

한편, 원조 '좀비 노래'의 대표곡은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 수 있다. 1982년 발표된 이 곡으로 이용은 가요대상, 10대 가수상 등 수많은 상을 받으며 '대스타'로 발돋움한다. 여전히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대부분의 방송 매체, 특히 라디오 방송 등에서 등장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시즌에 따라 대중이 반사작용하듯 듣게 되는 노래가 있다"며 "하나의 각인 효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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