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숨결 피부로 느낀다|문화재 유적답사 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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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문화재·문화유적의 현장을 찾아가 피부로 느끼려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재유적답사모임이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보호협회 등에서 마련되어 일반의 호응이 높다.
전통문화의 현장에 찾아가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이러한 모임에는 또 그 방면의 권위있는 교수·문화재전문가들이 동행,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들어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면서 교육프로그램 속에 현장답사를 포함시켰다. 부설 청소년박물관교실·박물관대학·박물관노인학교는 부여·오대산·이천·여주· 온양민속박물관 등의 현장답사를 실시했다. 이 현장답사에는 박물관 학예직들이 동행하여 설명을 했다.
박물관대학을 수료한 사람들의 모임인 박물관회는 79년부터 매월1회씩 문화유적답사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문화재보호협회도 올해 4월부터 문화유적답사를 매달 1회씩 시행중이다. 제1회때인 4월에는 월정사·상원사에, 2회 때는 공주박물관·송산리고분군, 3회때는 하회민속마을·도산서원에, 4회때는 온양향교·민속박물관을 다녀왔다.
지난달 27일엔 부여박물관·부소산성·정림사지 등을 답사했다. 해설을 위해 신찬균·홍윤직씨등 문화재위원과 교수들이 동행했다.
현장을 다녀온 사람들은 유적답사가 보람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답사에 계속 참여했다는 윤석임씨 (38·여·조흥은행서대문지점근무) 는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고 나서 피상적으로 알았던 유물·유적지의 성격을 명백하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특히 건축물에 대해서는 구조의 특성과 미적인 부분에 조금 눈을 뜨게 되었다면서 전문가의 설명을 듣게 되더라도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그 방면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공부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고제열씨 (53·서울 관악구 신림2동 406의 40)는『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돌아오는 차중에서 다시 질문하면서 회원들이 우리전통문화를 사랑하게 되는 것을 느낀다』고 보람을 말했다. 부인·딸과 함께 답사에 참여하고 있는 고씨는 서낭당이 있고 장승이 세워진 곳을 지나 마을이 나타나고 또 산신당이 있는 민속마을을 둘러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생활의 모습과 신앙·지혜를 알 수 있었으며 단순히 고가라고 스쳐지나가던 집도 그 모양·구조를 다시 살펴보게 됐다고 했다.
문화재보호협회의 유적답사는 예산관계로 현재4O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신청자가 많아 앞으로 회원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문화유적답사와 같은 모임이 행락적인 관광을 문화관광으로 바꾸어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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