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씨도 "굿바이, MB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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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 넘으니 다음은 인력 유출인가.

MBC의 간판 얼굴로 통하는 손석희(50.사진) 아나운서 국장이 MBC를 떠날 예정이다. 성신여대가 올해 신설하는 문화정보학부(방송화법 전공)의 정교수로 가기 위해서다.

그는 최근 MBC 측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MBC는 최문순 사장까지 나서 만류하고 있다. 그 때문에 손씨는 31일 "MBC와의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며 1일께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씨의 한 지인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닌 데다, 대학이 (사실상 손씨를 겨냥해) 학과까지 만든 마당이어서 번복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MBC 내부에선 결국 적당한 수준의 '타협'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많다. 신분은 바뀌되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100분 토론'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계속 진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손씨의 이직은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MBC 구성원들은 최근 잇따르는 스타급의 외부행에 동요하고 있다. MBC가 스타급들을 잡아놓지 못할 만큼 '매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자조에 기초한다. 특히 최근의 전직 추세가 보도국.드라마국.아나운서국.기술국 등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MBC의 고민이다.

지난해엔 보도국의 이인용 앵커가 삼성전자 홍보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는 드라마 종영 직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갔다. 베테랑 촬영감독으로 이름이 높던 김경철 차장도 지난해 말 외주제작사행을 택했다. 이에 앞서 드라마 '다모'로 스타덤에 오른 이재규 PD도 외주제작사로 자리를 옮겼다. MBC의 한 간부는 "지난해 공연장 압사 사고, 시청률 동반 하락 등의 악재로 내내 고생했다"며 "손석희 국장의 이직이 회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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