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미인 A 캐스팅 '딱지'

중앙일보

입력

성형 미인으로 소문난 정상급 여자 연기자 A가 성형 미인이란 이유 때문에 허진호 감독으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A는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준비 중인 새 영화 <행복>(제작 블루스톰, 가제) 출연을 위해 최근 두세 차례 미팅을 가졌다. 허진호 감독은 두 작품에서 심은하-한석규와 이영애-유지태 등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던 인물이어서 톱 스타들이 선호하는 연출자.

이 때문에 이날의 미팅은 유쾌하게 진행됐다. A는 유명 감독과의 미팅이란 점 때문에 매우 적극적이었고, 헤어진 뒤에는 허 감독의 회답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자'였다. 예의바르게 말을 포장했을 뿐 명백한 거절이었다.

허 감독의 뜻을 전달한 영화사 측은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의 이별 앞에서 갈등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와 세련된 이미지의 A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은하 이영애 등 허진호 감독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들은 섹시함과 거리가 먼 청순미의 대명사들. 여기에 허진호 감독은 가급적 성형 미인을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해 A의 기용 확률은 애초부터 무척 낮았다.

이 미팅에 동석했던 영화사의 한 직원은 "A의 성형 미모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안다. 가치관의 차이가 있겠지만 허 감독은 되도록 성형 미인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키지 않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A의 소속사 측은 "그런 이유가 숨어 있는 줄 몰랐다. 만일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라면서도 못내 아쉬워했다.

하지만 A 당사자로선 적지 않은 충격과 불쾌감을 느낄 만한 '사건'이다. 영화와 TV, CF 등에서 정상급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자신이 성형 미인이란 점 때문에 거절당했다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면서도 속상한 일이다.

일간스포츠=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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