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계화「자선 사업」으로 극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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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세계화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지역과 문화는 물론 경제와 환경까지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기업 윤리의식이 결여된 회사들이 저지르고 있는 수많은 일들이 반세계화를 외치는 사람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주들의 이익이 최우선시되는 기업 환경에서, 전통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소외돼 가고 있다.

하지만 항상 이랬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지역 기업들이 지역 공동체에 공헌했으며 그들이 창출한 가치가 그 공동체에 고스란히 남아있던 시절이 있었다. 회사들이 번창하고 점차 규모가 처지면서 공동체에 속한 투자자도 모두 함께 이익을 보았다. 당시의 시스템이 완벽했던 것은 절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는 글로벌 기업 환경에 비해 훨씬 공정했다.

사실 현재 기업의 고위 책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대답하기 힘들어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주주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투자자들까지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까? ‘가진 자’와 ‘못가진 자’ 그리고 ‘능력있는 자’와 ‘능력없는 자’ 사이에 존재하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글로벌 기업이라는 개념과 그 경제적인 이점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러한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까?

문제는 기업이 선행을 배푸는 경우는 대게 그야말로 가끔 있는 일로, 선행을 배푸려는 사람에게조차 전혀 별개의 사안이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즉 사람들에게 선행이란 항상 있는 일이라기보다 예외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는 세계화에 관련해서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개발해서 ‘선행’하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일부가 되도록 만들어(현재의 관행이 가진 한계를 인식하고) 일부에서 주장하는 ‘박애 정신의 종말’이 아닌 아직도 박애 정신은 건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세상에 알려야 한다.

기업이 언행일치를 이루려면

일치를 이룬 기업이란 자기네 회사의 주주들을 위해 가치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일로서)좀더 작은 규모의 지역 회사들은 가질 수 없는 다양한 자원을 이용해서 자기가 속한 지역 공동체와 세계 공동체를 지원한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여기서 일치를 이룬 기업이 되기 위해 생각할 4가지 분야를 꼽는다면 기업 가치와 기업 이익 및 제품, 기업 시간, 그리고 정부의 영향력 등이다. 이에 따라 다음 4가지의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다:

  • 기업 자산의 일정 부분을 사회 공동체를 위한 자선 사업에 떼어놓을 것.

  • 회사 이익을 내는데 도움을 준 세계 공동체를 위해 회사 이익의 일정액을 환원할 것.

  • 직원들이 그들 근무 시간의 일정 시간을 따로 떼어 공동체 봉사 활동에 바치도록 독려할 것.

  • 정부의 영향력을 이용해 세계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기여할 것.

    연구조사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투자를 통해서도 회사들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해스브로의 CEO인 앨런 해슨펠드는 기업 시간의 1%를 지역 공동체를 위해 봉헌하자는 목표를 갖고 일치를 이룬 기업의 이상을 실천하는 일을 시작해왔다. 이 회사 직원들은 한 달에 4시간씩 유급 휴가를 내어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어쩔 때는 이 회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하곤 한다. 그리고 이 회사의 웹사이트에는 비영리 단체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실려있다.

    1992년에 야외용 의복 회사인 팀버랜드는 패스 오브 서비스(Path of Service)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원들 각자 16시간씩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게 했다. 이와 같이 공동체와의 일치를 이루려는 프로젝트로 인해 30개 주와 18개 외국에 퍼져있는 200개 이상의 사회 봉사 단체를 통해 20만 시간 이상을 나누어주는 결과가 됐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제약 회사로 꼽히는 머크는 몇 년 전에 아프리카 마을에 검은 파리를 통해 전파되는 회선사상충증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약품 멕티잰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건강 기구와 세계 은행을 비롯해 수십 개의 NGO들 및 지역 관리들과 함께 머크는 매년 2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인기있는 아이스크림 회사인 벤 앤 제리는 자사의 제품과 마케팅, 그리고 인적 자원 면에서 박애정신을 실천하는 등 인류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는 봉사라는 아이디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금 전 매출액의 7.5%를 기증하고 기업에서 기증한 돈을 감독할 수 있도록 사회 봉사 개발 책임자를 위임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벤 앤 제리 재단과 직원들의 공동체 활동 팀을 지원하고 있다. 벤 앤 제리만큼 회사의 이익와 시간을 기증하려는 목적으로 대대적인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는 회사는 별로 없을 것이다.

    U.N.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파워와 부를 가지고 있는 자들과 정부와 기업들은 경제가 제 몫을 하고 그 이익을 현명하게 투자하게 되면 소수의 사람만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 그리고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특혜가 돌아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물론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사회에 끼치는 이익도 목격할 수 있게 되겠지만, 또한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어떤 것일지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인가 좀더 고귀한 차원의 성취감을 찾고 있던 직원들은 이제 자신이 속한 회사가 아닌 바깥으로 나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기업의 지도자로서 우리는 우리의 리더십을 좀더 고귀한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경영하는 세계적 기업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시스템과 일치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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