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사상 400호 발간 "다시 문학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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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창간호(上)와 지령 400호

누구는 옛날 극장 간판 같다고 했다. 누구는 촌스럽다고 했고, 누구는 작가와 영 안 닮았다고도 했다.

1972년 10월 창간호 이후 월간 '문학사상'의 표지 디자인은 변화하지 않았다. 문인 그림을 표지에 실은 '문학사상'은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자인 정미경씨를 표지모델로 한 2월호에서도 그대로였다. 지령 400호째에도 변화하지 않은 것이다. 굽히지 않는 고집, 이어령 초대 주간이 창간호에서 선언한 것처럼 문학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의지는 변함없는 표지에서도 읽혔다. 그동안 4000여 편의 시와 8000여 편의 소설이 잡지를 통해 발표됐다. 잡지사가 주최하는 이상문학상은 30회를 맞이한 올해에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문학사상' 2월호는 지령 400호 기념 특별호다. 권영민 주간은 인사말에서 "문학사상은 다시 문학을 중심으로 문화주의의 회복을 추구하고자 하며,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문학의 정통성 확립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400호 특집은 풍성하다. 김남조.오세영.문정희씨 등 중진시인 6명이 축시를 지었고, 문인과 화가 30명이 축사와 축하 그림을 바쳤다. 또 한승원.윤후명.이순원.최수철.송수권.김명인.조정권.이태동 등 문인 18명이 '문학사상과 나'라는 주제로 잡지와의 인연을 소개하는 에세이를 실었다. '문학사상' 400호 발간에 맞춰 여러 행사도 마련됐다. 3월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선 '한국문학과 문학사상 400호'를 주제로 심포지엄과 기념식이 열린다. 3월 9~15일 한국일보 갤러리에선 한국 대표시인 60인의 시화전이 열린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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