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 사무실 후보지, 靑 관용차로 답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이 직접 재단 사무실 후보지까지 답사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안종범, 재단 모금에 전경련이 실무 담당한다고 말해"

이수영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산하 행정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민간재단 사무실 후보 건물까지 직접 답사하는 것이 이상했다"며 이같이 진술했다.

이 전 행정관은 이날 재판에서 미르재단의 사무실을 결정하던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다.
이 전 행정관은 "안 전 수석이 제시한 재단 사무실 후보 건물 4곳을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등과 돌아보고 이후 저는 전경련 관계자와 따로 전경련에서 추천한 후보지를 돌아봤다"며 "당시 김 전 비서관 등과 타고다닌 차는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관용차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행정관은 당시 안 전 수석이 직접 사무실 구입 과정을 챙겼다는 취지의 증언도 내놨다. 이 전 행정관은 "안 전 수석이 전경련 측에 사무실 후보지를 빨리 만들라고 했다가 명단을 주면서 직접 가보라고 해 굉장히 다급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사무실 후보지 답사 결과는 안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또, "안 전 수석은 기업들이 돈을 내서 문화 관련 재단을 설립한다며 전경련이 실무를 담당한다고 했다"며 "이르면 그주 중에 최대한 빨리 설립해야 하니 챙겨보라고 했고 삼성 등 몇몇 기업 정도 언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문화체육비서관실, 문체부까지 문화재단 설립 회의를 한 것은 안 전 수석이 재단을 신속하게 설립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냐는 검찰의 지적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