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 「검은 대륙」회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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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로마=외신종합】세계육상계에 「검은 대륙의 선풍」이 거세게 일고있다.
7일 상오 (한국시간) 로마에서 폐막된 제2회 세계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아프리카의 무명 「다글라스·와키후루」가 남자마라톤 월계관을 차지한 것을 비롯, 1만m ,8백m ,1천5백m ,5천m 등 중장거리 부문을 아프리카세가 휩쓸었다.
케냐의 「와키후루」는 대회 마지막 이벤트로 벌어진 남자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13분34초)을 약2분 앞당긴 2시간11분48초를 마크, 1회 대회 우승자 「롭·데·카스텔라」(호주) ,월드컵우승자 「아메드·살라」(지부티),「주마· 이캄가」 (탄자니아) 등을 모두 따돌리는 대역전극을 필치며 우승했다.
한국의 정만화 (정만화)는 2시간25분41초로 31위,또 무명의 「아브디·비레」(소말리아)는 육상입문 5년 만에 남1천5백m에서 세계적인 중장거리선수인 「스티브·크램」(영국)등 유명선수들을 앞지르며 3분36초80으로 역주, 1위로 골인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육상의 간판격인 「사이드·아위타」(모로코)도 무릎부상에도 불구, 5천m 우승을 차지, 38연승을 거둠으로써 건재를 과시했다.
천부적인 체격에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습득한 고도의 기술을 갖춘 검은 대륙철각들이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냄으로써 세계육상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1백m에서 「벤·존슨」에 패한 미국의 「칼·루이스」는 멀리뛰기 (8m67㎝)에서 우승, 세계선수권을 2연패했고 남자4백m 계주에서도 우승, 2관왕을 차지했다.
또 장대높이뛰기의 1인자「세르게이·부브카」(소련)는 자신의 세계최고기록(6m3㎝)에 훨씬 못미치는 5m85㎝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1백m(「벤·존슨」)와 여자높이뛰기 (「코스타디노바」)등 2개의 세계신기록이 수립된 것을 비롯, 36개의 대회 신기록이 작성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4명이 출전했으나 모두 예선탈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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