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도금 빌릴 데가 없다…'이자폭탄'에 주택시장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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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는 관련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중앙 DB]

시중은행이 아파트 분양 중도금 대출을 기피하면서 금리가 최고 5%까지 치솟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막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은행들이 잇따라 건설사를 상대로 중도금 대출 승인을 거절하면서다. 이에 따라 중도금 납부 기일이 다가오는 데도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는 등 주택시장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7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분양 단지들은 물론 100% 계약이 끝난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단지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이후 분양한 동탄2신도시, 대전 관저동, 세종시 등의 신규아파트 모두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청약에서 3만 6000여명이 몰려 청약 과열이 빚어진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도 아직까지 은행과의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같은 혼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중도금 납부 시기를 연기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업계는 이같은 중도금 대란에 대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정부의 규제가 미분양 증가로 확산되지는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강남불패'로 알려진 강남 분양 시장에도 적신호가 켜친 상태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직격탄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가 하면, 강남 분양단지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삼성물산의 '신반포리오센트'는 일반분양 146가구 중 30여가구가 1월 당시 미분양으로 남았다. 청약 평균 경쟁율이 12.3대 1에 달했지만 정부 정책 기준 1순위 부적격자들이 속출하면서 결과적으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올해 처음으로 강남 분양을 시작했던 '방배아트자이' 역시 분양 당시에는 경쟁률이 높았으나 1순위 부적격자로 인해 일부 세대가 7일 현재 미분양 상태로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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