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사 소주값 일부 인하…“여론 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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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공병보증금 인상 이후 소주값을 100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편의점 업계가 공병가격 ‘현실화’에 나섰다. 환경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소주병의 공병보증금을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의 공병보증금을 50원에서 130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편의점들이 소주병이나 일부 맥주병의 가격을 100원 올리면서 ‘편법 인상 꼼수’ 논란이 일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5일부터 소주 가격을 1660원으로 내렸다고 밝혔다. 이달 초 세븐일레븐은 소주 한 병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 인상한바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또 병당 평균 1900원에서 100원 인상돼 2000원이던 맥주 가격을 1980원선으로 조정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국산 소주와 맥주의 가격 인상 범위를 공병보증금 인상 범위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의 CU편의점도 다음달 1일부터 소주 가격을 1700원에서 1650원으로 50원 낮춘다. CU는 이달 초 소주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올린바 있다. CU 관계자는 “매장의 계산 편의를 위해 공병보증금 인상 금액(소주 60원)보다 10원 더 내린다”고 설명했다. 맥주의 경우에는 1850원에서 1900원으로 가격이 덜 올라, 변동이 없다. GS25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소주와 맥주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통업계의 한 간부는 “소비자와 최접점에 있는 업종 특성상 시민단체의 반발을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삼겹살집이나 포장마차 등에서는 대규모 인상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주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공병보증금 인상 이후 식당 등에서 소주 5000원, 맥주 5000원 등으로 인상 움직임이 업주들 사이에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환경부 등에서 모니터링을 강조하면서 외식업계에서는 인상 움직임이 주춤했다”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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