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촛불이 흘린 눈물, 우리가 거둘게요

TONG

입력

업데이트

by 강윤지·김나영·이수연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촛불의 열기가 뜨거웠던만큼 거리도 조용히 몸살을 앓고 있다. 집회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손길이 많기 때문에 광장은 깨끗해 보인다. 하지만 뚝뚝 떨어진 촛농이 문제다. 토요집회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 22일, 광화문 촛농 제거 봉사를 하러 온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광화문역 9번 출구 앞에 모였다. 1365 자원봉사포털에 올라온 자원봉사 모집 공지를 보고 신청한 이들이다.

장갑, 비닐봉투 등의 준비물.

장갑, 비닐봉투 등의 준비물.

광화문역 9번 출구에 모여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자원봉사자들.

광화문역 9번 출구에 모여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자원봉사자들.

영하10도의 혹독한 날씨도 이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봉사에 필요한 준비물을 받아 광화문광장으로 나섰다.

고등학생 이상 남자로 구성된 1조는 광화문 광장에 쌓인 눈을 치웠고, 2조와 3조는 세종대왕 동상을 기준으로 각각 오른편 왼편으로 나뉘어 촛농을 제거하고 쓰레기를 주웠다. 이전 집회 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뒷정리를 했기에 쓰레기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더 깨끗한 광장을 위해 열심히 치웠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40대 박신애씨는 "딸하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청소년과 함께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오게 됐다"면서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자원봉사로 청소를 하게 돼 뜻 깊었다"고 말했다.

봉사에는 중고생이 많이 참여했다. 이모가 알려줘서 봉사에 참여했다는 장윤영(중2, 서울 장안동) 학생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적은 있어도 치운 적인 없어서 한번 치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했다"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군포에서 함께 왔다는 고3 김나영·이수연씨는 촛불집회에 몇 번 참가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가 촛불시위를 하며 촛농이 떨어졌기 때문에 스스로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촛농과 쓰레기가 생각보다는 많았다. 너무 추웠지만 다같이 고생을 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해치마당 계단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1조.

해치마당 계단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1조.

광화문 광장의 쓰레기 수거와 촛농 제거를 하는 3조.

광화문 광장의 쓰레기 수거와 촛농 제거를 하는 3조.

봉사활동이 끝난 뒤 촛농제거봉사활동을 주최한 조윤곤 한국예술문화원 서울지회장을 인터뷰했다.

-촛농제거봉사활동을 주최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집회 이후 쓰레기 수거는 잘 되고 있지만 촛농 제거는 잘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본래의 깨끗한 광화문 광장을 만들기 위해 일요일마다 이러한 봉사를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마다 광화문광장으로 봉사를 하러 온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청소년들이 날씨가 추운데도 불구하고 빈 시간을 이용해 청소를 열심히 해서 뿌듯하고 고맙고 한편으로는 대견스러워요."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촛불집회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청소를 할 생각입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봉사에 좋은 취지로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날씨는 추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의식은 더 뜨거워진 같다. 많은 촛농을 단기간 안에 없애는 것은 힘들지만,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광화문 청소에 참여한다면 금방 깨끗한 광화문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강윤지·김나영·이수연, 일러스트=강윤지 TONG청소년기자 산본지부

[추천 기사]
나를 찾아 나선 갭이어(Gap Year) “난 뭘 할 때 행복하지?”
(http://tong.joins.com/archives/39467)


▶10대가 만드는 뉴스채널 TONG
바로가기 tong.joins.com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