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안정·인민행복 바란다" 후진타오, 김 위원장에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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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후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정치적 안정▶경제적 번영▶인민의 행복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2년여 동안 다소 불안한 기미를 보였던 북한 국내 정세에 대한 중국의 첫 공식적인 언급이다. '정치적 안정'이란 말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2004년 4월까지 세 차례 방중과 정상회담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신화통신의 이 같은 언급은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문에선 빠졌다.

중앙통신은 이 대목을 빼고 "(후 주석은 북한이)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부분만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 정식 거론된 용어라고 보기엔 매우 생소하다"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민생문제 해결을 통한 국내 정세 안정을 염두에 두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북한에 '정치'란 없다"고 전제하고 "경제난으로 민생 안정을 이루지 못해 소규모 소요까지 일어나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우정어린 충고"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중앙통신 발표문에 이 대목이 빠진 것을 보면 북한이 이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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