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측이 포스코 계열이었던 작은 광고회사 포레카를 빼앗기 위해 중소기업 대표에게 "묻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포레카를 인수한 광고회사 컴투게더의 한상규 대표의 입을 통해서다.
한 대표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구속)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며 그와 대화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재단이라는 것의 탑(윗선)에서 봤을 때는 형님(한상규)이 양아치 짓을 했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막말로 얘기하면 '묻어버려라', 까지도 얘기가 나왔대요. '컴투게더를 세무조사를 다 들여보내서 컴투게더까지 없애라.' 까지 얘기를 했대."
송 전 원장이 한 대표에게 한 말이다.
한 대표의 증언에 따르면 그가 포레카를 인수한 건 2015년 9월 1일이었지만 최씨와 청와대에선 1년 반 전인 2014년 4월부터 포레카 인수 계획을 세운다.
한 대표는 "포레카를 손에 넣으면 자기들이 원하는 모든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비즈니스'는 기업의 광고 수주와 대통령 수행사업, 즉 '청와대 비즈니스'다.
1년쯤 뒤의 미르, K스포츠재단 설립을 앞두고 미리 준비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당초 포레카 입찰에는 롯데그룹과 한 대표의 컴투게더가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규모와 자금력에서 월등한 롯데가 최종 탈락하게 된 것을 두고 한 대표는 최씨와 청와대의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그룹으로 가게 되면 대기업을 등치기 힘들 테니 일단 중소기업으로 보내고 그 다음에 뺏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분을 내놓으라는 압력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건 2015년 3월부터였다.
당시 포레카 사장이었던 김영수씨에 이어 송 전 원장도 한 대표를 압박했다.
한 대표의 기업과 광고주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협박도 있었다.
협박의 강도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다.
포레카 인수 당시에는 80%의 지분을 요구하더니 90%, 나중에는 100%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묻어버리겠다"는 협박은 그런 와중에 나왔다.
당시에는 K스포츠와 미르재단이 만들어지기 전이었지만 송 전 원장은 '재단의 탑(윗선)'의 뜻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 대표는 "국가권력을 손에 쥐고 하는 그런 조직폭력배라서 정말 국가조직폭력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