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카페] 스타워즈 흥행에 ET제작자 스필버그가 웃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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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1위. 거침없는 흥행 질주. 사골을 고아내는 마음으로 조지 루카스가 제작에 참여한 스타워즈 시리즈가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 영화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지난 25일(미국 시간) 하루 동안 3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벌어들였다. 아바타의 기록(230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이어 역대 크리스마스 흥행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세기 할리우드의 대표 콘텐트인 스타워즈 시리즈. 이 시리즈는 1977년 `새로운 희망`에서 2015년 `깨어난 포스`까지 총 7편의 실사 영화가 제작됐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파생상품)인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는 한국에서 12월 28일 개봉한다.[사진 위키커먼]

20세기 할리우드의 대표 콘텐트인 스타워즈 시리즈. 이 시리즈는 1977년 `새로운 희망`에서 2015년 `깨어난 포스`까지 총 7편의 실사 영화가 제작됐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파생상품)인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는 한국에서 12월 28일 개봉한다.[사진 위키커먼]

전세계에서 강력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영화 제작자 조지 루카스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포브스는 루카스의 재산을 46억 달러(약 5조4600억원)으로 추산해 미국 내 문화·스포츠계 인사 중 가장 돈을 잘 버는 인물 1위로 꼽았다. 영화 제작자이자 기업가인 루카스의 재산은 대부분 자신의 영화사(루카스필름)를 2012년 월트디즈니에 매각한 대금(41억 달러)으로 형성됐다. 루카스는 현재 영화 제작과 함께 특수 효과·컴퓨터 그래픽 전문 회사(ILM)과 비디오게임 개발·배급 회사(루카스아츠) 등을 경영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제61회 칸영화제에서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을 선보인 환상의 트리오. 왼쪽부터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프로듀서 조지 루카스, 주연 해리슨 포드. [중앙포토]

제61회 칸영화제에서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을 선보인 환상의 트리오. 왼쪽부터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프로듀서 조지 루카스, 주연 해리슨 포드. [중앙포토]

루카스의 절친 스티븐 스필버그(드림웍스 공동 설립자)도 스타워즈의 흥행에 활짝 웃었다.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스필버그는 ET와 죠스같은 블록버스터 영화 성공 이후 테마파크들과 맺은 영화 캐릭터 사용계약으로 37억 달러(약 4조4000억원·2016년 12월 포브스 추산)의 부를 축적했지만, 그에게 황금 알을 낳은 거위는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다. 1970년대 이래 스타워즈의 2차 판권 수익의 2.5%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스필버그가 영화전문채널인 터너 클래식 무비(Turner Classic Movies)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뒷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루카스는 영화 '스타워즈,1977' 개봉을 앞두고 있었고, 저는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1977)'를 만들었습니다. 제 영화를 본 루카스는 감탄하더니 이런 제안을 하더군요. ‘자네 영화가 스타워즈를 뛰어넘을 것 같아. 우리 이렇게 하지. 내가 스타워즈 수익 2.5%를 떼줄 테니, 미지와의 조우 수익 2.5%를 나에게 주는 게 어때?’ 저는 제안을 받아들였고요.”

할리우드 흥행마법사 스필버그 감독의 혜안은 자기 영화가 아닌 친구의 영화를 볼 때도 탁월했던 셈이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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