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만큼 빠졌다"…원기회복 뚜렷|정국불안·규제 등 의식 「단타」위주로 몸 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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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수 36%나 올라>
○…4월 한달 내리막길이던 주가가 이달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지난달 29일 종합주가지수 3백49·49를 바닥으로 연일 꾸준히 상승, 13일 현재 3백85·26으로 3백80선을 돌파함으로써 2주새 35·77포인트가 올랐다.
당국의 거액거래구좌에 대한 조사완화발표로 당국규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소 덜어진데다 주가가 빠질 만큼 빠졌다는 인식이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가 얼마나 저력을 갖고 지속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증권전문가들은 양이 4월보다 나을 것이라는 정도의 소극적인 전망만을 하고있다.
미처분된 기관 매물2천6백억원 상당이 대기하고 있고 당국의 시황에 따른 추가규제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인데다 한번 급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올라도 자제(?)하며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민주당정? 시비 등 불안정한 정국향방이 증시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
이점에서 3월말의 종합주가지수 4백5기록은 여전히 오르기 힘든 요원한 산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건설종목 매력>
○…금융·건설주의 거래가 여전히 활발하다.
지난 3월말이후 장을 주도하다시피 해온 금융·건설종목은 4월중 하루평균 2천2백99만주썩 거래, 전체거래량(3천7백40만주)의 61·4%를 차지했으며, 이 같은 대량거래는 요즘도 계속되고있다.
특히 은행주의 경우는 투신 등 기관들의 집중적인 「팔자」공세에도 불구, 매기가 강하게 일고있어 특정세력의 매집이 있지않나 하는 의혹조차 사고있는 정도.
이에 따라 전자·자동차등 수출이 잘되는 주력산업주들이 올들어 최저시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금융·건설종목에서는 최고시세가 속출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건설주가 이처럼 선호되고 있는 것은 최근 끈질기게 나돌고있는 금융산업개편설과 건설경기부양설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저가에 일단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 된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4·2」 증시안정대책 발표이후 당국의 규제를 의식한 불안심리로 저가·단타위주의 안전(?)투자로 투자자들이 몸사림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결국 지나친 주가의 급상승과 무차별한 부실주 선호를 우려했던 당국의 규제조치가 당초 취지와는 다른 엉뚱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배당에 실망>
○…증시활황으로 지난해(3월말 결산) 엄청난 실적을 올린 증권사들의 배당이 12%선에 그칠 전망.
대우·대신·럭키 등 상장된 11개 증권사의 결산연보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들은 지난 회계연도 중 수수료 및 상품운용 매매익 등으로 모두 6백65억원 (증권거래준비금 7백4억원은 별도)의 순익을 거둬 이익증가율이 무려 1백38%에 달했는데 배당은 각사가 전년수준 (6∼10%)보다 2∼4% 올린 10∼12%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수준은 12월말 결산 제조업체들의 평균배당률 11·5% (유배사 기준)에 근접한 정도.
당초 15%선의 고율배당이 기대되던 증권사배당이 이처럼 낮춰지게된데는 증권감독원의 승인과정에서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수준에 맞추라는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어쨌든 기대에 부풀었던 투자자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실망을않고 있다.
증권사자산이라야 금융자산인만큼 실적에 따른 현금배당이라도 제대로 돼야지 않겠냐는 것이고 더구나 자산재평가나 현재 증권주의 급등을 우려. 증자자체가 어려운 마당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배당의 의미는 보다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내주초 시즌을 맞는 증권사 주총에서는 배당·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격(?)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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