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만년 전 ‘공룡 꼬리’ 호박 속에 박힌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9900만년 전 공룡 꼬리가 호박 속에 박힌 채 발견됐다. 혈액 뿐만 아니라 공룡의 외형을 추측할 수 있는 뼈와 깃털, 연조직 등이 최초로 발견되면서 학자들은 “전례없는 대발견”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고고학자인 싱 리다가 미얀마의 한 보석 가게에 들렀다가 발견한 이 호박은 지난 5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12월호에 처음 공개됐다. 싱은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북부의 호박 시장에서 말린 살구 크기의 호박을 발견했다. 당시 보석상은 호박 안에 든 것이 식물일 것으로 추측했지만 나는 수각아목(獸脚亞目ㆍ이족 보행하는 육식공룡)의 것일 거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9900만년 전 공룡의 꼬리가 박힌 채 발견된 호박 [과학저널 현대생물학 캡처]

9900만년 전 공룡의 꼬리가 박힌 채 발견된 호박 [과학저널 현대생물학 캡처]

싱은 캐나다 왕립 서스캐처원 박물관 소속 고생물학자 라이언 매켈리와 공동 연구한 끝에 호박 속 공룡 꼬리 안에는 공룡의 외형을 추측할 수 있는 뼈와 깃털, 연조직과 부패한 혈액 등이 들어있음을 밝혀냈다. 또 연구팀은 꼬리의 멜라노솜(깃털과 피부에 색을 부여하는 성분)을 분석해 공룡이 갈색과 흰색이 섞인 깃털로 덮여있을 거라고 분석했다. 매켈리는 CNN에 “공룡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비늘로 덮인 괴물이 아니었다. 새와 같은 깃털로 덮여있었다”고 말하며 공룡의 꼬리를 “육식 공룡인 실러러소르(coelurosaurs) 종의 것”이라고 말했다.

육식 공룡인 실러러소르가 먹이를 사냥하는 상상도 [CNN 캡처]

육식 공룡인 실러러소르가 먹이를 사냥하는 상상도 [CNN 캡처]

그는 또 “싱이 호박을 보여줬을 때 날아갈 것 같았다. 박제된 상태의 공룡 골격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평생에 한번 뿐일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매켈리는 영화 ‘쥐라기 공원’처럼 유전물질을 통해 공룡을 복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쥐라기 공원의 내용은 과학계에선 소설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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