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학교|「시민의 교사화」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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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교육은 학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정도, 사회도 훌륭한 학교가 될수 있다. 오늘처럼 정보가 많고, 매스컴이 발달하고, 다양한 사회에선 학교안에서 보다도 학교밖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더 많다.
서울시교위가 작년부터 「사회의 학교화」 「시민의 교사화」를 슬로건으로 삼고 명예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시의에 맞는 일이다.
서울시 교위는 이미 지난해 각계 각층의 학부형 2만6천명에게 명예교사롤 위촉했고, 올해도 28일 4천명의 명예교사에게 기장을 달아주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오늘의 교육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또 교육의 기능도 더욱 다양화하고 있으나 그에 비례해서 학교의 교육기능은 이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그때문에 학교가 떠맡고 있는 교육기능을 가정과 사회가 분담, 보완하여야할 필요가 증대되고 있다.
물론 국가의 교육예산이 충분하다면 학교시설의 확충과 교사의 질적·양적 확보로 충실한 교육도 가능하겠으나 오늘의 우리 현실에서 그것은 실로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
그런만큼 현실적으로 학교교육의 미비를 보완하키 위해 가정과 사회가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이에 협조해야하는 것은 하나의 당위가 되고 있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수 있도록 전 시민이 교육에 동참하는 분위기만이라도 조성할수 었다면 그것으로도 사실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물론 실제에 있어서는 그같은 시민의 교육동참이라는 분위기 조성은 쉽게 성공될수 없는 일이다.
자녀들을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공부해라」, 「공부해라」하며 다그치는 분위기는 팽배해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좋은 인간이 되게하고 올바른 사람을 만들려는 의지와 노력은 의외로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때문에 우리가 입으로는 「인간교육」의 필요를 강조하기는 해도 실질적으로 그 목표를 실현시키는 방법과 그 실천에서는 늘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비록 그같은 참된 교육의 목표가 오늘의 여건불비 때문에 당장 달성될 수논 없다해도 적어도 그 목표에 대한 확인과 그 방향으로의 점진적인 전진노력은 부단히 이루어져야한다.
그 때문에 명예교사 제도와 같은 제도가 사회와 가정의 교욕에 대한 참된 지향에 동참하는 길을 터가는 노력은 의미있다.
현실적으로 명예교사 제도가 학교교육에서 담당할수 있는 영역은 생활지도, 특별활동, 교과지원, 행사교육, 교양교육, 진로및 상담활동, 교육환경 정화등 교육과정 전영역에 걸칠수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 사회의 유휴고급 교육력을 활용하며 평생교육에 대한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고 약화된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도록 히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참다운 인간교육의 실현과 학교교육 기능의 정상화를 위한 사회의 동참분위기조성의 측면일 것이다.
다만 그런 교육의 궁극적 목표를 위해서 고안, 채택된 명예교사제가 그 의도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의 또다른 부담과 부작용의 원인이 되지않도록 현장에서 신중해야할 필요는 있다.
시민의 자율적인 참여가 아닌 부자연한 동원체제가 된다든가 학교와 사회, 더 나아가 가정과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비교육적 기능을 초래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도 있다.
우리 사회의 교육정상화를 위해 명예교사제가 좋은 기여를 할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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