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증인』서 주연 신인 권신수 양|두번째 작품서 주연 맡은 신데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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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얼핏 인도여인을 연상시키는 한 아가씨가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게 됐다. 26일 첫 방영되는 KBS 제2TV 일요추리극장 제2회 미니시리즈4부작 『마지막 증인』「윌리엄·아이리시」원작·이환경 극본·유시형 연출)에서 여주인공 「미혜」역을 맡은 권신수양(20). 인천에서 밤새워 야외촬영을 하고 인터뷰 장소로 뛰어나온 탓인지 다소 상기된 표정이다.
지난해 10월 『TV문학관-파랑섬』에 단 한번 출연한 것이 TV연기생활의 전부라는 점에서 이번 「주연발탁」은 권양 자신은 물론 방송가 전부가 「신데렐라탄생」이라고 놀라와하고 있다. 그러나 『파랑성』을 본 사람이라면 청순하고 대담한 연기를 한 「낯선 아가씨」를 금방 기억하게 될 것이다.
『정말 우연이었어오. 대학연극무대에서 인도춤을 춘 것 밖엔 없었는데….』 당시 공연을 관람하던 김재순PD의 눈에 띄어 뜻밖에 『파랑섬』에 출연했고, 그 후 까맣게 TV를 잊고 지내다가 이달 초 또다시 뜻밖에 『마지막 증인』에 캐스팅됐다.
『마지막 증인』은 허욕으로 잘못 결혼한 의사(정동환 분)와 그 아내의 의문의 피살을 다룬 미스터리극으로 권양이 맡은 미혜는 애인인 의사의 무죄증명을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증인추적에 나서는 지적이고 적극적인 오피스 걸이다. 『추리극이라 순간순간 변화하는 극분위기를 읽기가 어려워요. 그러나 극 전체에서 표현해야할 「애인의 무죄」에 대한 신뢰, 즉「사랑」이라는 내면적 연기를 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신인답지 않은 분석이다.
아직까지 카메라에 익숙지 못하고 이따금 연극특유의 오버액선이 튀어나와 속이 상하지만「내가 아닌 나」에 몰입하는 즐거움 때문에 기회가 닿는대로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인다.
「테네시·윌리엄즈」의 연극을 좋아하는 그녀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3년생. 현대무용과 음악감상을 즐긴다.
『제 눈빛이 인도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고들 그래요. 하지만 제가 인도에 대해 갖고 있는 느낌은 갠지즈강의 음습한 안개와 유령처럼 떠도는 순례자들뿐예요. 어쨌든 인도무용덕분에TV에 나온걸요.』 침착하게 모든 질문을 받고 난 뒤 그녀는 또 다시 야외촬영장소인 인천을 향해 떠났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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