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하면 안 되는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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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사진 중앙DB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피부에도 불청객이 찾아온다. 긁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다. 겨울철 가려움이 심해지는 건 날씨와 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이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먼저 날씨가 건조하고 기온이 떨어지면 피부에 차올라 있던 수분량이 감소한다. 땀이 잘 안 나기 때문이다. 을지대병원 피부과 정경은 교수는 “피부 각질층의 평균 수분 함량은 15~20%인데 날씨 탓에 10% 이하까지 수분 함량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온도가 낮아지면 피부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지방분비가 적어진다. 뜨거운 물로 샤워해 지방을 씻어내면서 그만큼 수분도 빨리 증발한다. 추운 날씨에 꽉 끼는 옷과 건조한 공기에 쉽게 발생하는 정전기도 피부를 자극한다. 이렇게 약해진 피부는 과민해진다. 가려움부터 시작해 하얀 각질이 일어나고 비늘 같은 각질이 떨어져 나오기도 한다.

가려움증은 허벅지·종아리 등 팔 다리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다 마찰이 심한 골반·옆구리·허리 주위 등 온몸으로 퍼진다. 이때 피부를 심하게 긁으면 상처가 생겨 세균감염이 돼 곪거나 습관성 피부질환으로 발전할 우려가 크다. 또 피부 표면의 기름막이 손상돼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가려움증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목욕 전 물 한컵 마셔 수분 보충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목욕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목욕 전에는 한 컵 정도의 물이나 우유를 마셔 목욕 중에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좋다.

뜨거운 물은 피부의 지방성분을 씻어내므로 좋지 않다. 적정 목욕물의 온도는 38~40도(℃). 천천히 긴장을 풀어주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몸을 담글 수 있는 온도다. 10분 이내로 목욕을 마치는 게 좋다.


비누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피부에 있는 지방을 과도하게 제거하여 더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정력이 강한 비누는 쓰지말고, 때밀이 수건으로 피부를 세게 문지르지 않는다.

목욕 후에는 3분 이내 물기가 남아있는 상태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서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보호한다. 간지러움을 각질 때문이라고 오해해 목욕을 너무 자주 하는 건 좋지 않다.

건조한 날씨에는 로션이나 크림을 평소 사용량보다 1.5배 정도 많이 발라 준다. 건조가 심한 피부에는 바셀린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정경은 교수는 “보습제 사용이나 생활환경 개선으로도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고, 긁어서 피부염이 생길 정도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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