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경쟁 MBC, KBS 도전에 무응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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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가 TV 봄철 프로 그램을 대폭 개편하면서 거세게 일기 시작한 양 TV사의 시청률 전쟁이 한 달만에 막을 내린다. 이는 올해의 봄철 TV 프로그램 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MBC측의 예상을 뒤 엎는 결단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른바 「시청률 전쟁」은 지난 2일 KBS-TV가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들을 모두 폐지하는 대신 무려 50여개의 프로그램들을 신설하고 ▲MBC의 주요 프로그램들과 비슷한 시간대의 프로그램 20여개를 일제히 5∼30분 앞당겨 대응 편성, MBC측을 긴장시킴으로써 비롯됐다.
특히 올해 초 양사간에 치열한 신경전을 야기시켰던 탤런트 스카우트 전쟁에 이은 이 같은 제2라운드 편성 싸움은 양사의 과열한 시청률 경쟁으로 이어져 무분별한 저급 오락물의 양산을 자극, 방송 위원회로부터 시정촉구를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방송 채널을 동원한 KBS의 편성 작전에 일방적으로 당한 MBC측이 4월초 봄철 TV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또 다른 대응 편성으로 반격을 취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측이었다.
그러나 MBC측은 지난해 11월 TV 프로 개편 이후『MBC 미니시리즈』『사랑과 야망』『도시의 얼굴』『명랑 청백전』『폭소 사냥』등의 프로를 순차적으로 신설해 온 만큼 특별히 봄철 TV프로개편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BC측은▲오는 4월초 어촌 드라머『갯마을』을 폐지하는 대신 청소년·노인 문제 등을 다룰 금요 홈 드라머(심야)1편만을 신설하고 아울러『한국 문화의 원류를 찾아서』『지구촌의 한국인』(2차분)등 몇몇 교양프로 방영시간을 맞바꿔 조정하는 선에서 그칠 계획이며▲프로야구가 시작되는 4월말과 전국 서머 타임제가 실시되는 5월 중순 각각 불가피한 편성 조정을 할 방침이다.
특히 MBC측은 KBS의 「5∼30분 앞선 편성」이라는 선제 공격에 대해서도 『대응 편성 보다 「프로그램의 질」로써 맞설 생각』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현재의 편성 시간대를 그대로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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